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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삶-
이정우 구리 기쁨의 교회 담임목사
질투를 칭찬으로 바꿔라

별 이유도 없이 홧김에 아내를 구타한 남편이 입건되었다는 소식이다. 남이라고 이렇게 말하면 안 되지만, 이유가 참 재미있다. 남편이 아내를 구타한 것은 부부불화 때문이 아니란다. 회사 동료의 승진 때문이란다. 함께 입사한 동료가 자기보다 먼저 승진발령을 받은 일에 분개한 남편이 괜한 성질을 부리다가 아내를 구타했단다. 우습기도 하지만, 고개가 끄덕거려 진다. 이게 인간이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아내와 맛있게 자장면 먹고 나오다가도 옆집 내외가 고깃집에서 이쑤시개 물고 나오는 것 보면 입맛 가시는 게 인간이다. 월세를 전전하다가 전세로 옮겨서 세상에 가장 행복한 사람이 자신인 것 같다가도 직장 동료가 아파트 장만하고 이사 간다는 소릴 들으면 아랫배가 쓰려오는 게 인간이다. 이게 가끔 생산적으로 이용되기도 한단다. ‘제로섬게임’(zero-sum-game)이 그것이다. 이 말은 경쟁 주체가 상대편의 대처행동을 고려하면서 자기의 이익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합리적인 수단을 선택하는 행동을 수학적으로 분석한 이론이다. 경쟁자의 경쟁상태를 모형화하여 최적의 전략을 게임언어로 표현한 것이다. 주식투자는 일종의 제로섬게임에 속한다고 불 수 있다. 누군가 돈을 잃어야 따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질투는 인간의 가장 소중한 관계를 파괴한다. 왜냐하면 질투란 결코 먼 사람에게 느끼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옷가게를 하는 사람이 농부가 농사를 잘 지었다고 질투하지 않으며, 회사원이 동네 식료품점이 잘된다고 질투하지 않는다. 가족을, 형제를, 친구를, 이웃을 질투한다. 가까운 사이를 원수로 만드는 내적인 동기다. 이런 예증은 인류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경 창세기에 보면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이는 얘기가 나온다. 가인과 아벨이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는데 아벨의 제사는 하나님께서 받으시고 가인의 것은 받지 않으셨다. 동생이 인정받았으니 가인은 축하할 일이다 그러나 가인은 시기에 불타서 동생을 쳐죽였다. 만약 가인이 인정받았다면 동생을 죽이지 않았을 것이다. 동생의 제사도 인정받지 못했다면 역시 죽이지 않았을 게다. 또 둘 다 인정을 못 받았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내게 손해나는 것이 없어도 친구의 집이 크고 봉급을 많이 받으면 이미 마음이 불편해 지는 것이 인간이다. 이런 못된 마음이 우리 안에 다 있다. 그러므로 이것을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 원초적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알려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아담과 하와 이야기다. 아담이 며칠 동안 밤늦도록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브는 속상했다. 하루는 앙칼지게 물었다. “여보, 다른 여자들이랑 있다가 왔죠.” 아담은 어이가 없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 세상에 당신 말고 여자가 어디 있다고 그래.” 아담은 등을 돌리고 잠을 청했다. 그러나 얼마 후 아담은 누군가가 자꾸 옆구리를 콕콕 찌르는 것을 느끼고 잠에서 깨어났다. 이브의 짓이었다. “당신 도대체 뭐 하는 거야.” 아담이 다그쳐 물었다. 이브가 이렇게 말했다. “당신 갈비뼈를 세고 있어요.” 하나님이 혹시 다른 여자를 만든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있었던 게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 자신의 질투심을 그냥 인정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칭찬하고 축복하는 것 말이다. 안토니오 살리에르는 모차르트를 질투했지만, 모차르트는 후배인 베토벤을 늘 칭찬했단다. “이 사람을 주목해서 보라. 세계 음악사에 남을 놀라운 인물이다”고. 또 독일의 작곡가 슈만도 탁월한 재능을 가진 후배 브람스를 만날 때마다 칭찬하며 도왔단다. 그래서 슈만이 노후에 정신병으로 고통스러운 여생을 보내게 될 때, 브람스는 슈만의 남은 생을 책임지고 마지막까지 도왔단다. 질투를 칭찬으로 바꾸면 이렇게 아름다운 열매가 맺히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