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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소리
건전한 취업 풍토 조성돼야
서울 A치과의원 L원장

저는 작년에 치과를 개원해서 그동안 크고 작은 일도 많고 치과 경영 또한 어려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으나 가장 힘이 들었던 것은 치과위생사, 간호조무사의 잦은 이직이더군요. 경험해보니 많은 선배님들의 말씀이 무슨 뜻이었는지 조금이나마 짐작이 갑니다. 요즘 구인 광고를 낼 때는 월차, 야간 진료 없음, 근무시간 짧음, 고용 보험과 의료 보험 치과에서 부담함 등등을 필수적으로 내걸어야 하는가 봅니다. 면접을 온 사람들을 보아도 모두는 아니지만 일은 편하게 하고 싶고 보수는 많이 받으려는 경향이 대부분 입니다. 예전에 어떤 직원은 오히려 저를 면접하더군요. 자기가 알아보고 연락해 준다고 한 적도 있습니다. 직원을 소중히 여기려고 노력하는 사람이기에 뽑는 것도 신중할 수밖에 없어서 현재 10명 남짓 면접을 보았지만 좋은 사람 얻기가 정말 힘들군요. 혹자는 ‘10명이나 퇴짜를 놓다니 팔자도 좋다’ 라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뽑지 않은 이유는 능력에 비해 지나친 대우를 요구하기 때문에 사람의 됨됨이가 좋게 보이지 않아서입니다. 일단 치과 경영을 위해서는 무조건 인력을 뽑는 것이 좋지만 결국엔 제 살 깎기로 끝날 것이 뻔히 보이니까요. 지금 근무하는 직원은 성실하고 능력도 좋아서 계속 근무해줬으면 하는데 이마저 ‘burn-out’ 되어 그만 두고 싶다고 하는군요. 그러나 신의를 지키는 사람이라 인수인계 할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근무하겠다고 하는군요.(요즘 세상에 이런 사람 보기 힘들더군요.) 어떤 치과 보조인력들은 치과병원을 생각하기를 마치 자기가 환자를 매니지 해서 돈을 다 벌어주는 양 착각하는 면이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치과의사를 보조해서 치과의사가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인데 말입니다. 여하튼 그래서 현재의 여건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월급이 많은 치과로 옮기게 되는 것 같은데... 지금 치과계가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어서 마치 순풍에 돛을 단 듯 직원들의 이직현상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만두면 언제, 어디에서나 오히려 더 좋은 조건으로 취직이 가능하니까요. 건전한 자본주의라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좋은 직원은 자기가 해야할 일을 명확히 알고 있으며 자신의 철학과 양심에 따라 회사(또는 병원)에 헌신적으로 노력합니다. 그런 노력과 결과를 회사가 평가해서 보너스도 지급하고 수당도 주는 것입니다. 너무 원론적인 생각입니까? 작금의 치과계의 현상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친절한 의사가 되기 위해 저도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친절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현재 불고 있는 공격경영의 일환으로 친절 서비스를 도입하여 더 높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목적이지는 않습니까? 친절이란 것은 영리적 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환자를 위해서 진심에서 우러나와야 하는 것이지요. 이제 우리 치과의사들도 능동적으로 직원 관리에 나서야 합니다. 직원을 뽑을 때 전에 근무했던 곳에서 추천서는 못가지고 오더라도 그 원장님께 전화를 해서 확인하는 절차를 보편화해야 하며, 치과에 불미스러운 일을 남기고 아무 말 없이 나오지 않는 사람이 버젓이 다른 치과에 취직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보를 공유해야 합니다. 오래전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치과위생사들 사이엔 블랙 리스트 라는게 돌고 있다는군요. 저도 이 글 때문에 거기에 오를지도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직원 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비위 맞추는 법을 깨닫지 못해서 이러고 있을 뿐이지요. 그 블랙 리스트가 무엇을 위한 블랙리스트 일까요? 치과 위생사로서 직업적 정체성과 자긍심을 지키기 위한 블랙 리스트 일까요 아니면 근무하기 힘든 치과, 월급이 짠 치과를 구별하는 데 쓰일까요? 그 사람들이 점점 이렇게 안하무인이 되어 가는 가는 것은 우리 치과의사들 스스로가 반성해야 할 문제가 아닐런지요. 지금이라도 건전한 취업 풍토를 조성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