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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만나는 철학이야기
미셸 푸코 : 담론, 권력, 주체 <2>

푸코는 기본적으로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사유를 전개한 인물이다. 그러나 유심히 들여다보면 그의 사유 전체를 관류하는 것은 하나의 존재론적 관심사이다. 그것은 곧 ‘존재론적 분절(ontological articulation)"의 문제 즉 나눔(division)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남자와 여자를 나누고, 어른과 아이를 나누고, 국내인과 국외인을 나눈다. 그밖에도 무수한 나눔들이 우리의 삶을 그물처럼 둘러싸고 있다. 푸코는 이 나눔, 존재론적 분절을 비판적으로 바라봄으로써 자신의 사유를 전개했다. 세계가 우리에게 드러내는 가장 원초적인 존재론은 ‘多와 運動"이다. 다(多)는 즉 많음, 복수성(multiplicit)이다. 운동은 사물들이 항구적으로 고정되어 있기보다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을 말한다. 세계를 볼 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수많은 사물들이 존재하고, 무수한 운동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다와 운동을 해명하는 것이 철학, 특히 존재론의 주오 관심사였다. 그러나 어떤 ‘다"이고 어떤 ‘운동"인지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눈으로 그냥 봐서 확인되는 다와 운동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예컨대 물 같은 액체, 또 인간의 마음 등등) 이로부터 존재론적 분절을 둘러싼 여러 논의들이 나온다. 이 문제는 연속/불연속의 문제와도 관련된다. 나눔이란, 존재론적 분절이란 결국 세계에서 불연속을 파악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푸코는 이 전통적인 문제를 매우 새로운 방식으로 다룬다. 전통적인 존재론은 사회적 차원을 배제한 채 사물들의 자연적 분절만을 문제시했지만, 푸코는 존재론적 분절의 문제를 사회적 차원, 가치론적 차원에서 접근하기 때문이다. 푸코는 사회-역사적 맥락에서의 모든 나눔들이 명료하지도 않거니와 늘 순수 인식적 차원이 아닌 다른 차원 즉 권력의 문제를 함축하고 있다고 본다. 나눔은 동일자와 타자를 가른다. 여기에서 ‘동일자(le M me)"란 나눔을 통해서 중심을 차지하는 존재이고, ‘타자(l"Autre)"란 나눔을 통해 변방을 차지하게 되는 존재이다. 정상인이 동일자라면, 비정상적인 사람들은 타자이다. 남성, 백인, 어른이 동일자라면, 여성, 흑인, 아이는 타자이다. 푸코의 사유는 이 ‘타자"를 사유하는 철학, 즉 동일자의 ‘바깥"에 대한 사유 또는 동일자와 타자를 나누는 ‘경계선/극한’에 대한 사유이다. <다음호에 계속> 철학아카데미 02)722-2871 www.acaphil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