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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소리>
수입 치과기자재 품질관리 철저해야
하자시 비싼 수리비용 부담까지 떠안아

‘사람 잡는 X-ray 기기" 라는 표현이 좀 과격한 느낌을 주지만 몇 십 킬로는 족히 나갈 쇠뭉치가 사람의 어깨 위에서 예고도 없이“쾅”소리와 함께 떨어진다면 당해 본 사람으로서 매우 솔직한 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만약에 환자의 얼굴로 떨어졌다면‘어떤 상황이 벌어졌을까?’상상하기 조차 싫은 일이지만 이번 일을 겪으면서, 또 같은 기종에서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었던 것을 소문으로 듣고, 확인하고 나니 결코 좌시하고만 있어서는 안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기계에 대해서 문외한이지만 얼핏 보기에도 부품 설계 시 X-ray 헤드 무게를 지탱하여야 하는 조인트 부분을 저렇게 쉽게 부러지게끔 제작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설계에 문제가 있더라도 요즘에는 흔한 특수강이라도 사용해야지 균열이 가 있는 부서져 나온 파편조각을 보면 불안감 그 자체였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X-선 촬영을 마치고 이동 중에 발생하여 단 몇 초 사이로 비극적인 사태는 피했지만 언제라도 재발될 수 있는 금번의 사고를 철저히 분석하여 다시는 이런 일이 재현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이런 와중에서도 그래도 위로를 받은 것은 신속한 A/S 였습니다. 흉물스럽게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X-ray 헤드와 지지대를 보다 못해 강력하게 전화로 신고하니 사고 당일에 직원 두 명이 즉시 출동하여 ‘SCIZZOR ARM" 이라는 부품으로 통째로 갈아주었습니다. 이전보다도 아주 부드럽게 작동하여 기분이 그런대로 좋아지려는데 수리를 마치고 내미는 견적서와 세금계산서는 나를 두 번째로 아연 실색하게 만들었습니다. 부서진 부속만을 교체하는 줄 알았는데 ‘씨저암"이라는 부품 일체를 교체하였고 이 씨저암은 상당히 고가라는 것입니다. 순간적으로 저런 쇠뭉치 덩어리를 교환하고 백십만원이라는 거금을 청구하는 회사가 얼마나 밉던지 화가 치밀었지만 수고한 직원들이야 무슨 죄가 있으랴? 이 순간 나는 이런 문제 있는 X-ray 기계를 만든 트로피라는 프랑스 회사에 강력한 항의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각오를 새롭게 하였습니다. 22년째 사용하여도 여전히 잘 찍히고 튼튼한 국내 모회사 제품도 있는데 그 회사제품보다 몇 배나 비싸게 구입한 트로피 X-ray 기계는 간단한 부속 때문에 언제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사용하여야 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황당한 수준의 수리비용까지 부담하여야 하는 사실을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었습니다. 수출품에는 조그만 하자로 클레임이라도 걸리면 상당액의 피해 보상을 감수하면서 수입품은 사용상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면서도 눈치만 본다면 이 또한 디지털시대의 새로운 사대주의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외에도 잦은 사고로 인해 제조 업체나 수입 판매 업체가 마땅히 책임질 문제를 사용자인 치과의사들이 모두 떠맡지나 않았는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PL(product liability)법(제조물책임법) 즉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한 생명, 신체 또는 재산상의 손해에 대하여 제조업자 등이 무과실책임의 원칙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조물 책임제도를 규정한 법률로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이번 사고에 대해 우리 모두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