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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동서양 문병 합류"물의도시"/김동주의 지구촌여행

산마르코 광장 주변엔 카페 즐비
가면·유리제품 명물 관광객 손짓


금년 여름은 우리나라의 경우는 예년보다 더위가 덜한 것 같으나 유럽은 살인적인 폭염으로 난리를 치룬 모양이다.
파리에서는 금년 여름에 장의사가 성업(?)을 이루었다며 그 원인을 더위 탓으로 돌리며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못한 프랑스 정부에 정치적 공세가 있었다니 이젠 정치가 하늘까지 지배를 해야될 것 같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게 되면 이를 피할 곳은 물가밖에 없다.
아무리 한여름 더위가 맹위를 떨쳐도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여행한 사람들은 금년만큼은 베네치아의 진가를 몇 배 더 느꼈지 않았을까. 유럽의 수많은 도시 중에서 가장 개성 있는 도시를 꼽으라면 단연 베네치아가 아닌가 생각된다.
베네치아는 물의 도시로서 다른 어느 도시에서도 느껴볼 수 없는 정취를 맛보게 한다.
스웨덴의 스톡홀름, 러시아의 생트뻬테르부르그, 중국의 소주 등이 자신들을 소개할 때에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와 비교하지만 흉내는커녕 어림도 없다.
베네치아가 풍기는 멋은 사실 가보지 않고는 어떻게 말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베네치아를 방문하면서 새로운 느낌을 갖는 것도 그 때문이다.
베네치아의 역사를 들춰보면 베네치아는 아드리아 바다에 세워진 인공 섬으로 태어났다고 한다. 요즘처럼 간척사업이 필요한 시기도 아니었고, 건축술이 뛰어나지도 않았던 시기에 이러한 규모의 섬이 구축됐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이탈리아의 한 지방에 살던 롬바르도족이 이민족의 침입에 밀려 바닷가의 갯펄에 말뚝을 박고 도시를 세운 것은 7세기경으로 알려진다.
지금은 커다란 섬 가운데로 역 S 자 모양의 큰 운하가 지나고 그 사이에는 수많은 작은 운하가 베네치아를 120여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만들어 놓았지만, 달동네의 골목을 누비듯 거미줄처럼 얽힌 작은 운하는 도랑이라고 부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베네치아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베네치아-메스테레라는 역이 있다.
베네치아-메스테레는 이탈리아의 본토에 있으며 이곳에서 약 5km 정도 바다를 가로질러 달리면 베네치아-산타루치아역에 도착하게 된다. 우리가 얘기하는 베네치아의 관광은 바로 베네치아-산타루치아역에서 시작된다.
베네치아섬에는 기차길 외에 연육교가 있어 자동차가 들어가지만 이 도로는 베네치아-산타루치아역 뒤의 주차장에서 끝이 난다.
베네치아의 교통수단이라고는 자신의 믿음직한 두 다리와 대운하를 따라 다니는 수상버스 ‘바포레타’, 그리고 곤돌라뿐이다. 바퀴 달린 것이라고는 자전거도 안 보였다.
사실 베네치아는 별도의 교통수단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크지 않은 편이다.
그나마 도시의 시내버스 못지 않게 분주히 다니는 바포레타 덕분에 곤돌라는 더 이상 베네치아 시민들이 찾지는 않는 것 같았지만, 베네치아의 상징인 곤돌라는 주민들의 발 역할을 마감하고 관광객들을 위한 상품으로 재빨리 성공적으로 변신을 했다.
교통수단의 가치로만 따진다면 곤돌라는 아마 비행기 다음으로 지상에서 가장 비싼 교통수단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비싸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 택시처럼 야간 할증도 있다. 베네치아에는 구조적으로 고층건물이나 대형건물의 건축이 불가능하고, 20세기 산업화의 대열에서 빗겨난 듯 보이지만, 오히려 그 탓에 베네치아의 성가를 더욱 높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집들이 3층 이내이고 지은 지 오래된 집들이지만, 외벽 일부에 시멘트가 떨어진 채로 방치되고 바닷물에 수시로 잠겨버려서인지, 나무문짝이 뒤틀린 형태로 남아 있기는 해도 예쁘게 장식된 테라스의 꽃들과 창문에 드리워진 커튼이 더욱 돋보인다.
지도에는 Palace 라고 적힌 건물도 막상 찾아가 보면 막상 한 때 귀족들이 산 곳일 뿐, 외관만으로는 궁전임을 알 수 없을 정도다.
모든 집들이 예외 없이 낡았지만, 반면에 예쁘지 않은 집들이 전혀 없다고나 할까. 해가 진 뒤에 곤돌라로 소운하를 돌아보면 허름한 건물 외관과는 달리 창문 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