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학 연구에 좀 더 분발해야 할 것 같은 자료가 나왔다. 한국학술진흥재단에서 모집한 선도연구자지원사업 신청과제를 살펴보면 의학분야가 287개, 약학분야가 33개인데 반해 치의학분야는 18개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간호학 18개와 같은 수준이다
이같이 치의학 분야 신청 수가 저조한 원인은 무엇일까? 치의학 분야가 의학분야에 비해 연구할 과제가 적기 때문인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다. 아무리 치의학 분야가 의학분야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분야라고 해도 연구과제 신청수가 의학분야에 비해 6%밖에 안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몇 몇 짚어지는 원인으로는 먼저 대학 당국들이 기초치의학에 대한 투자와 인력보강에 인색한 것은 아닌지 하는 점이다. 또 한편으로는 기초치의학 분야에 종사하려는 학생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도 그 원인이 될 수 있다. 아마도 그 두 요소가 어우러져 우리나라 기초치의학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또한 임상치의학 분야도 대학병원 당국이 너무 교수들을 환자진료에만 내몰고 있는 현실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덕분에 교수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연구활동이 줄어들기 때문에 연구할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교수가 학생 교육과 연구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 못하고 환자진료에만 매달리게 된다면 훌륭한 임상연구과제가 쉽게 나오지 못할 것이다.
물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훌륭한 연구업적을 내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가급적 연구분위기를 끌어올려 연구자들로 하여금 수많은 연구활동을 할 수 있게 한다면 궁극적으로 대학이, 대학병원이, 더 나아가 국가가 경쟁력 있게 될 것이고 이는 곧 경제적인 상승과 국민 생활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비록 이번 자료는 학술진흥재단의 경우만을 본 것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절대적인 평가로 볼 수 없지만 이번 연구신청 수만으로도 치의학의 현 주소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앞으로는 보다 치의학의 연구 인프라를 늘려나가도록 대학 당국과 대학병원 당국 모두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지금도 의학분야에 비하면 현저히 부족하다.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이대로는 우리나라 치의학 분야가 세계 각국의 치의학분야는 물론 타 분야와의 비교에서에서 조차 학문수준에 대한 열등감을 갖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든다.
21세기는 의공학이 그 나라의 국익과 직결되는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된다고 한다. 이미 전세계는 의학연구에 상당한 투자와 노력을 쏟아 붓고 있다. 우리나라 치의학분야는 어떠한가. 미래 도전적인 연구를 얼마나 구상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는가. 이번 기회에 한번쯤 이러한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