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도 이틀 후이면 모두 지나간다. 지난 한해가 너무 빨리 지나갔지만 그동안 수많은 의료계 현안들이 일어나 치과계를 긴장 속으로 몰아 넣기 일쑤였다. 그러나 현안 가운데 일부는 해결해 냄으로써 치협의 역량을 과시했는가 하면 일부는 해결점 없이 내년으로 넘어가기도 했다. 반면 치과계로서는 별로 반갑지 않은 현안들이 계속 일어나기도 했다.
우선 치과계가 성과를 보인 주요 현안을 살펴보면 우선 노인틀니보험화 저지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노인틀니보험화는 사업자체의 의미보다는 실행상 문제가 크기 때문에 치협에서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치협은 그러한 다소 무리있는 사업보다는 현실성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치과의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저소득층 노인에게 무료진료를 해 주겠다는 것이다. 정재규협회장이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참여복지 일환으로 이 사업에 대한 약정서를 전달했다. 국민과 언론은 이에 주목을 했고 사업은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서울대 치과대학 설치법이 공포됨으로써 치과계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던 것도 올해 큰 수확이다. 서울치대독립법인화 작업은 지난 집행부부터 시작된 것이지만 올해 마무리함으로써 치대교육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또 치과계의 숙원과제였던 치과의사전문의제가 매듭됐다는 점도 큰 성과 중의 하나다. 무려 40여년 이상 끌어 온 제도가 드디어 시행단계에 온 것이다.
한편 올해 집행부의 또 하나의 성과로는 상습적인 인력난을 해소하고자 지난해 300명에 이어 올해에도 치위생과 정원을 400명 늘인 점이다. 개원가에게는 단비와 같은 소식이지만 이들이 졸업하는 3년 후에나 인력난이 어느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윤흥렬 고문이 세계치과의사연맹(FDI) 회장으로 취임한 것은 한국 치과계 뿐만 아니라 한국의 위상을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또 하나 본지가 주 2회로 발간하게 된 것이다. 이는 사실 다른 전문신문에 비하면 부끄러운 일이지만 지금이라도 주 2회 발간을 할 수 있게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는 이러한 성과도 있었지만 건강보험 수가를 2.65%에 그쳐야 했던 현실과 경제자유특구내에 의료시장이 개방되는 문제, 자율징계권 부여문제 등은 아직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그리고 오늘 보도된 대로 광중합 레진 등이 2005년도에 급여화되는 것은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래저래 의료계 환경은 숨돌릴 새 없이 변화해 가고 있다.
내년에는 또한 총선이 다가오고 있어 어떤 무책임한 의료관련 공약들이 튀어나올지 모른다. 정국이 혼미해져 갈수록 치과계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이다. 이러한 난국을 헤쳐 나가는데는 단합된 힘만이 이겨나갈 수 있다. 강한 치협을 부상시키기 위해서는 다소 다른 의견이 있더라도 일단 논의 후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함께 밀고 나가는 정신이 필요하다. 내년 한해는 치과계의 모든 역량과 힘을 모아 강한 치협으로 거듭나는 해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