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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소리]건봉사와 석가세존진신치아사리(김병태 광주 대인치과의원 원장)


일상의 병원생활을 하다가 답사를 가는 것도 즐거운 일인데 그곳에서 예기치 않았던 우리 문화재를 보았을 때에는 그 기억이 오래 남고, 그 즐거움이 배가 되는가 보다.
필자가 작년 10월 초 아내와 함께 휴전선 아래 금강산(金剛山) 건봉사(乾鳳寺)를 찾았을 때이다.
하늘에 사는 봉황이 있는 절이란 뜻으로 이절에서 석가세존 진신사리(釋迦世尊 眞身齒牙舍利)를 친견(親見)했을 때이다. 2500년 전의 석가모니의 사리를 보니 희열을 느꼈으며 직업이 치과의사인지라, 다른 사리도 아니고 석가모니의 치아사리를 보니 더욱 더 기쁨이 있었다.
사리에는 진신사리, 법신사리, 승사리가 있다.


진신사리란 다비(茶毘)하고 난 뒤 부처의 신골(身骨)을 말한다. 석가모니의 다비는 유언에 따라 출가 수행승은 제외된 채 재가 신도에 의해서만이 집행을 했으며, 마하가섭만이 점화를 했다.
석가의 사리는 전신이 사리로, 여덟섬 너말이 나왔다고 한다. 그 사리의 분배로 인해 인도의 여덟나라에서 전쟁일보전에 타협을 봐 나눠 가지고 탑을 세웠고, 늦게 온 나라는 회탑(灰塔)과 병탑(甁塔)을 세워서 모두 근본십탑(根本十塔)이 최초로 세워지게 된다. 


법신사리란 신골은 아니지만 진리 또는 불법을 나타내는 결정체로서 불경, 의발, 금, 은, 유리, 수정, 마노 등이 포함된다. 이것은 불탑에 봉안을 한다. 승사리는 후대에 스님의 다비 후에 나오는 사리를 승사리라 한다. 최근에 청화, 월하, 정대, 덕암, 서옹스님들께서 열반에 드셨는데 다비 후 많은 사리가 나왔다고 한다. 이 승사리를 봉안한 탑을 부도(浮屠)라 한다.


석가세존진신치아사리는 세계에서 15과가 있는데 그 중에 우리나라 건봉사에 12과가 있다.
건봉사에 석가세존진신사리가 있다는 것은, 1986년 도굴군에 의해서 도난됨으로써 알려지게 됐는데, 12과중에 8과만 찾고, 아직 4과는 회수되지 못하고 있다. 1996년 3과는 탑에 봉안을 하고, 5과는 일반인도 친견을 할 수 있게 했다.


건봉사치아사리는 신라 자장법사(643년)가 중국에서 100과를 가져온 것 중의 일부로서, 양산 통도사에 모셨던 것을 임진왜란 때 왜군이 약탈해 갔으나 사명대사가 일본으로 건너가 되찾아와 또다시 침략과 도난을 우려해 분장(分藏)을 했고, 이곳 건봉사에는 진신치아사리를 모르게 봉안했던 것이다.
건봉사의 진신치아사리는 각각 크기가 다른데, 은은한 진주빛을 띠며 온도의 변화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진신사리는 그 자체가 불신(佛身)이므로 전각내에 불상을 조성하지 않고 금강계단에 봉안하고, 적멸보궁이라 한다.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은 태백산 정암사, 설악산 봉정암, 영월 사자산 법흥사, 오대산 상원사, 양산 통도사이다.


그 외에 건봉사는 염불을 만일동안하는 염불만일회(念佛萬日會), 미인의 걸음걸이를 뜻하는 말로 고해의 파도를 헤치고 해탈의 부처님 세계로 건너간다는 의미의 능파교(凌波橋), 위에 봉황이 앉아있고 아미타도량을 뜻하는 나무아미타불석주, 이승의 번뇌를 해탈해 피안 즉 열반에 이르기 위하여 수행을 해야하는 보시, 지게, 인욕, 정진, 선정, 지혜, 방편, 원, 력, 지를 뜻하는 십바라밀석주(十波羅蜜石柱), 사명당이 승병을 훈련시키면서 신비의 영약(靈藥)으로 쓰였다는 냉천약수(冷泉藥水)일명 장군샘, 독특한 불이문(不二門), 많은 부도비와 부도 등이다.


이런 것들이 과거 건봉사의 규모나 사세(寺勢)를 짐작할 수 있으며, 일심으로 불국토를 염원했던 우리민족의 얼을 느끼게 했다.
6·25전쟁때 패허가 됐던 건봉사가 예전의 대가람으로 됐으면 한다.
모처럼의 답사중에 지나쳐버리기 쉬운 곳인데 석가세존진신치아사리를 친견하고 와서인지 뿌듯한 마음이 들고, 독자와 회원들게 친견을 한번쯤 권하고 싶고, 우리땅에서 볼수가 있게 한 조상들의 지혜에 감사하고 즐거웠다.


김병태
광주 대인치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