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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삶-한마음선원 주지 혜원 스님(조계종 중앙종회의원)/꿈

위화도 회군을 앞둔 이성계가 어느 날 꿈을 꾸었다.
꿈에 벚꽃이 활짝 피었더니 갑자기 확 떨어지고, 밖에서는 까마귀가 까르르 울고 아래서는 거울이 깨지며 또 대문 위에서는 허수아비가 거꾸로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꿈이었다.
꿈을 깬 이성계는 매우 이상한 꿈이라 생각하며 기분이 언짢았다.
그러나 이성계는  자기가 꿈 해석을 하지 않고 평소 마음으로 따르던 무학대사를 찾아 꿈 해몽을 의뢰했다.


무학대사는 까마귀가 우는 것은 왕궁으로 들어간다는 징조요, 거울이 깨진 것은 큰 소식이 있을 것이라 하고, 꽃이 폈다 지는 것은 곧 열매 맺을 일이 생길 징조요, 허수아비가 거꾸로 매달린 것은 모두가 우러러 볼 일이 생기겠다고 해석해 주었다.
무학대사의 꿈 해몽을 들은 이성계는 용기백배 하여 자기 소신을 그대로 밀고 나가 쿠테타를 성공시켰다는 이야기다.


인생에서 우리는 늘 선택을 해야 할 경우를 자주 만난다.
늘 이것이 좋을까? 저것이 좋을까? 요리조리 궁리하고 궁리한다.
그러나 ‘이것만이 옳다’라는 정답은 없다.
운명(運命)이란 마음을 어떻게 운전하느냐에 따라 정해진다 해서 운명 아니더냐?
지나간 일은 이미 지났으니 공했고, 미래 일은 아직 오지 않아서 공했으니 앞뒤 끊어진 자리에서 그대로 점찍고 나갈 수 있어야 자기 운명의 주재자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꿈도 생시요. 생시도 꿈이다.
낮의 한 생각 한 것이 입력돼 저녁에 나타나는게 꿈이다.
누군가를 나쁘게 생각했으면 그 사람은 영락없이 꿈에 나쁜 역할을 한다.
또 관심을 둔 부분만 나타나, 불교공부 하는 이들은 부처나 보살님 꿈만 꾸지 예수님 꿈꾸는 경우는 없다.


가끔 자기도 모르는 무의식이나 잠재의식에서 출력되는 꿈도 있지만 그것도 다 자기가 꾼다. 낮꿈도 밤꿈도 모두 내가 창조한 소우주다.
좋고 나쁜 것을 받을 ‘나’가 없다면, 낮과 밤의 꿈에서  끄달리지 않고 살수 있게돼 자기라는 통속을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입시를 앞둔 딸을 둔 어머니가 있었다.
딸의 합격을 기원하며 정진하는 마음을 놓치지 않았던 보살이 딸의 시험 날 아침, 도시락을 준비하는 데 하필 당사자인 수험생의 도시락이 식탁 아래로 떨어졌다.
그 순간 자기도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떠올랐다.
뒤이어 항상 나쁜 꿈을 꾸고도 좋게 돌리라는 생각도 연이어 떠오르더란다.
그래서 살펴보니 식탁 밑으로 떨어진 도시락의 밥이 흩어지지는 않았더란다.
그래서 ‘막판 뒤집기’하고 생각을 돌렸단다.
그런데 딸이 지원한 학교에 미달사태가 나서 막판 11명 중 한 명으로 합격이 됐다고 기뻐했다.
나쁜 상황도, 한 생각을 어떻게 입력시키느냐에 따라 좋은 상황으로 출력된다.
니쁜 상황, 기분 언짢은 일도 내 한 생각으로 바꾸어 창조할 수 있는 이는 오직 이 세상에서 지금 이 몸뚱이 받은 우리들 뿐이다.
내 운명(運命)의 창조주는 바로 나!
나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