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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의 지구촌 기행>
고대 이집트문명을 찾아서

고대이집트문명을 찾아본다는 것은 4500년 전의 역사로 돌아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당시의 유적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인류의 4대 문명 발생지 중에서 그 흔적이 가장 잘 남아있는 곳이 이집트이다. 너무나 거대하고 아직까지 모양새 있는 모습을 간직한 유적들은 마치 몇 백년 전의 역사를 둘러보는 착각을 줄 정도이다. 이집트여행의 시작은 카이로에 있는 이집트박물관에서 시작된다. 나일강 강변도로 옆에 있는 이집트박물관은 얼핏 박물관이라기 보다는 유품창고라 불릴 정도로 엄청난 크기와 수량의 소장품을 자랑하고 있다. 사실 런던의 대영박물관이나 파리의 루블 박물관 로마의 바티칸박물관 등 유명한 박물관도 있지만 이들은 어떻게 보면 제국주의시절의 약탈에 의한 장물창고라고나 할까? 고대이집트의 유품들이 고왕국, 중왕국, 신왕국시대로 나누어 전시되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2층 중앙에 있는 투탕카멘 특별전시실과 별도의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는 파라오들의 미이라보관실이다. 투탕카멘의 황금마스크도 그렇고 투탕카멘의 미이라를 이중으로 보관하였던 황금관(coffin)만 해도 110kg에 달한다. 투탕카멘은 지난 번에 설명했듯이 파라오로서 재임 중에는 비운의 소년 파라오였지만 죽은지 3300여년 후에 그 어느 파라오보다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파라오의 미이라를 보관하고 있는 특별 전시실은 온도와 습도조절을 위해 방문자 수를 제한하고 있다. 카이로시내에서 나일강을 건너 리비아사막이 시작되는 곳에 거대한 피라미드군이 나타난다. 그들 중 가장 거대한 쿠푸왕, 카프레왕, 멘카우레왕의 피라미드를 바라보면 4500년 전의 역사가 눈앞에 펼쳐진다는 것이 실감이 가지 않는다. 기자의 피라미드는 반만년의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표면과 꼭대기의 일부만 파손되었을 뿐 원형은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다. 처음으로 피라미드를 찾아갔을 때에는 기자의 마을로 가서 낙타를 타고서 사막을 우회하여 돌아갔는데 두 번 째로 찾아갈 때는 주차장으로 직접 택시를 타고 들어가 먼저 번은 택시운전사한테 멋지게 속은걸 알게 되었다. 정말로 후회가 안 되는, 일부러는 선택하지 않았을 멋진 경험이었다. 낙타를 탄다는 건 보기보다 쉽지 않았다. 낙타가 긴 다리를 절룩거리며 걸을 때마다 위 아래로 흔들리는 진폭이 커서 웬만해서는 멀미를 않는 나도 어지러움을 느꼈다. 사막에는 약한 바람에도 모래들이 날리기 쉬워서 조금만 날씨가 불순해도 시야가 많이 가린다. 그날 낙타를 타고 사막을 우회하여 돌아갔을 때 멀리 희미하게 보였던 피라미드가 환상적이었다. 카이로에서 나일강을 따라 약600km 내려가면 신왕국시대의 도읍지인 룩소가 있다. 옛 지명으로는 테베라고 하는데 이집트여행의 핵심이 되는 곳이다. 룩소의 나일강 동안에 있는 카르나크 신전은 가장 오래 된 종교건축물 일 것이다. 높이 23m가 넘는 134개의 돌기둥으로 이루어진 신전의 규모는 로마의 바티칸성당과 파리의 노틀담성당을 합한 것보다 더 넓다. 가운데 두줄 기둥은 빛과 공기가 잘 통하도록 주변의 다른 기둥보다 훨씬 높이 세워졌다. 기둥 하나의 둘레는 웬만한 사람 10명이 팔을 뻗쳐야 감쌀 정도다. 카르나크 신전의 중앙홀을 지나면 높이 39m의 오벨리스크가 세워져 있다. 유럽을 여행하면 어떤 근거에서인지 몰라도 여행가이드들이 유럽각국이 오벨리스크를 이집트에서 모두 빼앗아 가서 이집트에는 하나도 없다고 하는데 아직도 룩소에만 22개가 남아 있다. 카르나크신전은 세티1세와 람세스2세가 가장 공을 들여 완성한 것이다. 밤에는 카르나크신전에 얽힌 이야기를 웅장한 음악과 함께 들려주는 ‘sound and light show’가 매일 아랍어와 영어, 독일어 등 몇가지 언어로 공연된다. 내가 방문 한 날에는 불어공연이 있는데 내가 공연 관람신청을 하자 나를 안내한 택시운전사는 내가 불어도 알아듣는 줄 알고 놀라는 눈치였다. 어차피 제대로 잘 이해하기 어려운 영어공연보다는 불어공연을 보고 영어가 아니어서 내용을 잘 모르겠다며 너스레 떠는 것도 괜찮지 않은가. 카르나크신전에서 남쪽으로 약 2km 아래에 있는 룩소신전도 그 못지 않은 규모로 정면에는 짝 잃은 오벨리스크 하나가 외롭게 서 있다. 원래는 한 쌍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파리의 콩코드광장에 옮겨져 서있다. 나일강 건너 서안은 죽은 자의 도시들이다. 신왕국시대의 파라오와 왕비들, 그리고 귀족들의 무덤이 있으며 파라오들의 장례와 제사를 위한 장제전도 있다. 그중 절벽을 깎아서 만든 핫쳅수트장제전은 여자 파라오로서 주목을 끌고 있는 곳이다. 핫쳅수트는 이복오빠인 투트모시스2세와 결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