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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ber Community]치과와 카센터 bleaching@kda.or.kr

카센터라고 하는 곳에 세차를 부탁하면서 치과와 차량정비업소는 유사한 점이 많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두 가지 업종이 차량과 사람이라는 그 대상은 다르지만 심미적인 면과 기능적인 면을 같이 되살려야 한다는 면에서 동일한 목적을 가지며 치과가 개인의원, 병원, 대학병원으로 구분되듯 우리가 흔히 카센터라고 하는 동네의 정비업소와 공장이라고 하는 대형정비업소 혹은 대학병원으로 볼 수 있는 A/S센터까지 그 체계가 또한 유사합니다. 그리고 재료비에 공임을 더하는 수가체계에서도 그 유사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전혀 다른 면들이 많습니다.


먼저 하루에 두 번씩 세차하는 사람도(실제로 이런분 계시더군요) 하루에 칫솔질을 한두번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동차는 때가 되면 엔진오일 교환, 타이어교체 등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합니다. 그런데 치과는 미리 가는 경우보다는 아파야만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방이라는 개념은 자동차에서 더 발달돼 있는 것입니다. 자동차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생명하고 직결되는 도구인지라 꼭 잘못됐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치과의사 입장에서는 차보다 사람이 못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차를 고칠 때는 견적서를 받으면 비싸다고 생각하면서도 수리를 부탁하지만(다른 곳으로 가기도 하지만요) 치과에서는 꼭 한마디를 던지더군요. “저기는 얼마 받던데 좀 깎아주시죠.” 차는 부품 값도 비싸고 공임은 훨씬 더 비싸지만 치과에서는 실 재료비에도 못 미치는 재료비에 차량수리의 공임에 해당하는 부분도 비율로 보았을 때 훨씬 더 미약하다는 것을 모르고 계시더군요. 물론 여기에는 치과의사의 책임도 어느 정도 있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왜 그 진료가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설명보다도 진료비에 대한 설명이 더 크니 환자분들 생각에는 진료비가 우선적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겠죠.


자동차 수리 받고 가면서 이번 수리한 것 평생 사용할 수 있느냐고 묻지 않습니다. 자동차라는 것이 사용하는 사람의 습관에 따라 그 수명이 좌우되는 경향이 많고 정상적인 경우라도 자연적으로 훼손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며 사고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치과에서 진료를 받으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가 “이거 얼마나 사용할 수 있어요?” 혹은 “치료받으면 평생 쓸 수 있어요?”하는 것입니다. 치아나 수복물도 습관에 따라 수명이 좌우된다는 것과 자연적인 손상과 사고의 가능성은 무시하고 평생을 요구합니다. 자동차와 치아 중에 어느 것이 사용하는 시간이 더 많을까요? 자동차는 탈 때만 사용하지만 치아는 식사하지 않을 때도 계속해서 서로 움직이고 부딪히고 마모됩니다.


카센터에 차를 맡기면 빨리 나오고 A/S센터에 들어가면 시일이 오래 걸립니다. 아무래도 손상정도가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이고 수리체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카센터는 주인 혼자서 계획 세워서 일을 하지만 A/S센터는 판금부, 엔진부, 도색부 등 여러 부서에서 서로 일정을 맞추고 증상에 대한 의견도 교환해야 하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병원도 개인병원은 아무래도 치료가 빨리 빨리 진행되나 대학병원은 시일이 오래 걸립니다. 그런데 A/S센터에 차 맡기면 당연히 오래 걸리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대학병원에 와서는 “저기 개인병원에서는 3∼4일이면 끝내던데 여기는 왜 이렇게 오래 걸려요?”하고 꼭 한번씩 물어보더군요.


아무튼 이런 분들을 대할 때마다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차가 중요한지 사람이 중요한지 이야기 해보시라고. 차를 아끼는 정도로 자기 치아에 관심을 가진다면 치과 다닐 일이 별로 없을 거라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덧 세차가 끝나더군요. 사람들이 차를 아끼듯 치아를 아끼고, 치과가 카센터 정도의 대접이라도 받을 날이 언제쯤일지 하는 답답함과 세차후의 상쾌함을 동시에 느끼며 카센터를 나왔습니다. 행여 카센터라는 곳을 깍아 내리려고 하는 글은 아니니 혹시 이 글 읽고 계시는 카센터 사장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