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건복지부는 국장, 과장급부터 4∼5급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치과계의 정부 정책 및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구강정책과의 책임자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번에 교체됐다. 물론 이번 인사 폭이 크기 때문에 구강정책과 역시 포함됐을 수 있다. 그러나 우려되는 점은 이제 임명된지 3개월이 약간 지난 시점에서 한 과의 장을 교체한다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었나 하는 점이다.
정부 해당 부처의 장관이 단행한 것이니 법적인 하자나 행정적으로 잘못됐다고 딱히 꼬집을 수 없겠지만 치과계 입장에서는 얼마나 치과관련 정책 분야를 가볍게 보았으면 몇 개월 안돼 그리 쉽게 교체할 수 있었는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더욱이 직전 구강정책과장은 정부가 공무원 사회를 경쟁체제로 바꾸기 위해 새로 도입한 공채 공무원이었다. 치과계 입장에서는 참신한 인재가 구강정책과를 맡아 치과분야 정책을 한층 더 개발해 줄 것을 기대했었다. 그런 기대를 갖고 치과계에 대한 이해를 직·간접적으로 알려왔고 직전 과장도 의욕을 가지고 노력해 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제 치과분야 정책개발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간이 겨우 지나자마자 당국은 다시 교체한 것이다. 물론 현재 새로 임명된 구강정책과장도 그러한 임무를 훌륭히 수행해 나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여기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국민 입장에서 보더라도 상당히 중요하게 다뤄야 할 구강보건정책의 핵심부서 장을 단 3개월 여만에 교체하는 당국의 무계획성 인사를 지적하는 것이다.
구강정책 분야는 당국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그리 쉽게 다룰만한 분야가 아니다. 선진국일수록 구강보건정책은 매우 중요한 정부의 정책분야의 하나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기에 치과계가 우려하는 것은 당국의 이번 인사와 같이 당국의 구강정책에 대한 인식이 선진국 수준은 커녕 매우 낮은 것은 아닌가하는 점이다.
아무리 치과계에서 구강보건정책의 중요성을 외치더라도 당국자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한다. 구강보건정책 담당부서가 생긴지 벌써 7∼8년이 돼 가고 있는데 아직 정부 당국의 인식이 후진국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국민을 위해서라도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단지 인사조치한 것으로만 예단할 수는 없지만 지난번 구강정책과를 어느 과에 합친다는 루머가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었다는 점과 최근 보건소 공공구강보건사업비를 겨우 3% 수준으로 인상한 점 등을 감안한다면 전반적으로 정부 당국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기에 이를 염려하는 차원에서 다시한번 지적하는 것이다.
당부하건데 당국은 구강보건정책에 대한 중요성을 더 이상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당국의 인식 여하에 따라 국민들의 구강보건 수준이 오르락 내리락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더 이상 3개월만에 과의 수장을 교체해도 상관없는, 그런 분야로 치과계가 취급되는 일이 없도록 당국은 신경써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