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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삶/한마음선원 주지 혜원 스님]자연과 둘이 아닌 공생의 삶

佛敎의 佛은 생명의 근본을 말한다. 敎란 살아가는 가운데서 하나하나 얻어지는 지혜를 말한다. 따라서 불교란 사람뿐 만 아니라 모든 생명이 함께 삶을 영위하는 길 위에서, 다시 말해 더불어 사는 일상적인 삶 속에 깃든 진리를 의미한다.


모든 존재는 상대적인 구도 속에 존재한다. 독립적 존재론은 애초에 성립될 수 없다. 일체의 모든 존재는 공생, 공심, 공용, 공식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현재 전 지구적인 문제로 대두된 환경 문제는 이런 상대적인 존재론을 확연하게 증명해주고 있다.


심각한 환경 재해가 대두되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환경이 우리들의 삶과 얼마나 밀착된 것인지 실감하지 못했었다. 개발의 논리에 압도되어 사람이 자연의 일부임을 망각하고 자연은 단지 사람들이 취해서 쓸 수 있는 자원의 개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환경 파괴로 인한 엄청난 자연 재해를 경험하면서 환경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은 많이 달라졌다. 환경파괴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면서 자연과 인간이 결코 둘이 아님을 실감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여전히 정부의 안일한 환경인식으로 인해 환경 보호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일부의 구호로만 끝나곤 하는 현실은 알려진 바와 같이 한 스님의 목숨을 건 단식이라는 극한 상황을 부르기에 이르렀다.


자연은 생주이멸이 잘 정돈되어 있는 완벽한 질서다. 따라서 서로가 서로에게 조화로운 순환의 한 고리역할을 할 뿐 어느 하나 고정된 ‘자아’를 고집하지 않는다. 그런데 자연의 일부인 인간만은 유독 이 자연의 질서를 어기고 자기를 고집하고 자기 존재를 강화, 확대하려고 한다. 욕망을 절제하지 않고 이대로 산다면 지구라는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망가지는 것이 결코 먼 미래의 일이 아닐 것이다.


우리 조상은 학문적 지식이 없었어도 자연과의 공생을 도모할 줄 알았다. 물이 오르는 봄에는 결코 생가지를 자르지 않으며 자연에서 뭔가를 취할 경우 반드시 다음 사람, 다른 생명을 위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물질과 마음을 둘로 보지 않고 모든 생명과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의 도리를 체득하는 것은 이제 모두의 생존을 위한 절대적인 화두가 되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조상의 지혜를 되살려 지구와 공생을 도모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공생을 도모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을 살리는 길이며, 재난을 막을 수 있는 길이다.


사실 자연재해란 우리가 오염시킨 땅과 물 그리고 공기가 스스로 깨끗함을 유지하기 위한 정화 작용이다. 자연은 이렇듯 파괴적으로 작용을 하는 순간까지도 질서와 상생을 꾀한다. 자연인으로서 자연과 둘이 아닌 마음으로, 자연이 주는 모든 것들에 고마움을 느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산다면 늦은 가운데서도 인류가 대를 이어 살아가야 할 삶의 터전을 영원히 상실하는 불행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