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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삶/허영엽 신부·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실장]지혜로운 인생, 행복한 삶


인생이란 무엇인가? 지혜로운 삶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이러한 문제들은 시대를 초월해 모든 사람이 갖는 철학적 질문이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사고하는 모든 인간은 철학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철학적 사고를 통해 일상생활의 의미나 인식을 더 깊이 할 수 있고 진정한 삶, 보다 행복한 삶으로 나갈 수 있다.


사람들은 인생을 이야기할 때 자주 등산에 비유한다. 등산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길을 잘 아는것과 등산로의 표지판을 잘 이용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길도 모르고 표지판도 무시한 채 산행을 계속한다고 하자. 그는 사고의 위험을 안고 길을 걷게 되는 셈이다. 인생도 이와 비슷하다. 인생의 올바른 목적지에 잘 도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길과 안전한 길을 알아야 한다. 길을 안다면 이미 성공적인 삶을 시작한 셈이다.


사람들은 인생 문제에 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친구와 밤을 새워 토론하기도 하고 홀로 명상에 잠기며 인생의 중요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한다. 실제로 동서고금의 현인(賢人)들의 가르침과 명상에 관한 책들은 심신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자신을 바라보는 여유와 인생을 이성의 빛으로 비추어주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도 한다.


“그 사람 참 지혜로운 사람인데… 참 슬기로운 사람인데…”라고 할 때, 전문적인 지식이 많고 유식한 사람이라 해서 꼭 그렇게 표현하지는 않는다. 사전에서 ‘지혜’를 찾아보면, ‘사물의 도리나 선악 따위를 잘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이라고 정의돼 있다. 즉 세상의 이치를 올바르게 깨닫는 마음의 능력인 것이다. 그래서 많이 안다고 해서 항상 바르게 이해하고, 깨닫는 것은 아니다. 또한 어떤 사람이 많이 안다고 해서 그것을 항상 행동으로 옮기는 것도 아니다. 인간은 사고하는 존재이기에 무언가를 알고 이해하고 싶은 욕구는 본능적이라 할 수 있다. 철학적인 의미로 지혜(Sophia)는 사물을 그것의 최고 원인에 의해서 알게 되는 것, 즉 진리와 관련한 모든 원리와 결론에 관한 종합적인 지식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지혜는 사변적(思辨的)인 것을 넘어서서 체험적이고 실천적인 의미도 갖고 있다. 따라서 지혜는 모든 인간의 기본적인 관심사이다. 누구든지 어리석고 미련하게 살지 않고 지혜롭고 슬기롭게 살기를 원한다. 인간의 지식이란 어떤 의미에서는 참으로 편협하고 보잘것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자들은 하느님(혹은 절대자)께 대한 믿음과 그분의 은총이 사람의 인식과 깨달음의 기초가 된다고 보았다. 흔히 사람들은 이해하고 나서 믿음이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믿음이 이해나 지식보다 앞선다고 생각한 현자들도 많았다.


성서에서는 지혜로운 사람은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라고 가르친다. “야훼를 두려워해 섬기는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이를 깊이 하는 것이 슬기이다”(잠언 9,10). 또한 인간의 참다운 삶이란 최종적으로 인간의 태도에 달려 있음을 강조한다. 즉 인간 스스로가 결정한 선택이 행복과 불행을 결정짓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인과응보의 가르침은 단순히 경고와 견책의 차원은 아니다. 오히려 인간으로 하여금 자신 앞에 놓여 있는 기회를 포착하도록 가르쳐주는 절대자의 호출이다. 호출을 받은 후 응답을 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다. 사회정의를 위해 기도한다고 하면, 기도를 드리고 하늘만 쳐다보고 가만히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인간 측에서도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사회정의를 위해서 일하고 희생하고 헌신하는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혜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각자가 선하고 책임성이 있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약력 및 저서
▲가톨릭대 신학과 석·박사
▲현)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실장 ▲저서:지혜로운 삶을 위한 묵상, 말씀을 따라서(신약편·구약편), 성서의 숲에서 사람향기에 취하다(성서의 인물)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