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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삶- 허영엽 신부,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실장]톨스토이가 주는 교훈

유명한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는 “삶의 본질은 육체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면 속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오.” 라고 자주 이야기했다. 그는 마지막 자신의 작품으로 15년간에 걸쳐 ‘인생이란 무엇인가"란 책을 썼다.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대작은 톨스토이의 정신과 종교와 예술의 총체적 결정판이라 할 수 있으며 그의 인생관과 사상이 일목요연하게 집약된 묵상록 형식을 띠고 있다.


톨스토이는 부유한 귀족의 아들로 태어나 어느 시골의 초라한 간이역에서 폐렴으로 객사하기까지 우여곡절의 치열한 인생을 살았던 인물이다. 톨스토이는 “인간의 최대 관심사는 인간 자신의 문제요, 인간의 삶에 관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톨스토이는 노년에 인간 내면의 본질적인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인간의 모든 사회적 죄악에 대한 속죄를 기본 전제로 인생의 진면목, 인생의 의의란 오직 ‘선에 대한 끝없는 희구"에 있다고 주장했다.


톨스토이는 모든 인간은 사랑을 바탕으로 선을 향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선은 오직 진리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가치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임종을 맞아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진리를.... 나는 영원히 사랑한다" 였다고 한다. 일생을 치열하게 살다가 우리에게 교훈이 되는 좋은 작품을 남겨준 톨스토이를 통해서 ‘인생의 근본 문제’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인간은 누구나 과거, 현재, 미래라는 교차로 위에 서 있다. 인간의 본질은 바로 그가 걸어온 매일 매일의 삶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때로는 모든 것이 불확실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우리 인생에는 아주 분명한 사실 하나가 있다. 인간은 누구나 알지 못하는 ‘내일’을 향해 계획하여 살아가야 하고 그리고 인생의 마지막엔 마침내 죽는다는 사실이다. 이 죽음의 문제를 넘어서지 않고서는 우리의 인생은 덧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지만 또한 동시에 영원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인간의 모든 것을 무화시켜 버리는 죽음은 인간으로 하여금 좌절의 극치를 맛보게 한다. 우리가 온갖 역경, 갈등, 고민을 극복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성취한 인생의 보람과 업적마저도 죽음 앞에서는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 버린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죽음의 문제를 극복하려고 애써왔다. 그러나 인간은 너나 할 것 없이 누구나 자신의 힘만으로는 구원을 이룩할 수 없다는 것을 체험했다. 그래서 인간은 우리를 구원할 절대자를 찾고 영원을 갈망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인간은 영원을 추구하는 존재이며 종교적인 존재이다.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그리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인생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라고 분명히 대답 할 수 있는 완료형의 어떤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생이란 무엇인가" 라고 계속하여 질문해야하는 현재 진행형의 문제이다.
현대인들은 너무나 빠르고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면서, 자신을 되돌아 볼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갖기가 어렵다. 우리는 살면서 나름대로 풍요를 만끽하기도 하고 순간적인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가끔 가던 걸음을 멈추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삶이 펼쳐지고 있는 길 위에서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