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치과기공사들이 치과의원을 개설하여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러한 얘기들은 그동안 소문으로만 들려오던 일이었는데 이번에 사실로 드러났다. 물론 이전에도 간혹 드물게 이러한 일들이 있어온 적이 있지만 아직도 편법으로 치과의원을 개설하는 비치과의사들이 있다는 것은 직업윤리상 참을 수 없는 일이다.
이들은 치과의사를 고용해 고용된 치과의사의 자격증으로 치과의원을 개설하여 버젓이 운영해 오고 있었다. 더욱이 이번에 은평구에서 발각된 치과기공사의 경우 2곳에 치과의원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었다고 한다. 자본만 있으면 어디서나 치과의원 개설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우선 개원하기에 취약한 치과의사들을 고용하여 치과의원을 운영해 온 실질적인 주인인 비치과의사들의 행위에 대해 성토하지 않을 수 없다. 의술을 그저 한낱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그들의 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의술이 담고 있는 본연의 숭고한 의미를 배제한 채 돈벌이 수단으로 치과의원을 이용했다는 사실에 대다수 치과의사들이 받는 자괴감은 상당할 것이다.
그나마 이번에는 실제 주인이 치과기공사라는 것이 밝혀져 치과기공사협회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회원관리를 당부할 수 있었지만 치과계 종사자도 아닌 비치과인들이 이런 식으로 개설하고 있는 것에는 현재로선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어 보여 이에 대한 대비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비치과의사들의 행위 못지않게 치과의사들 스스로의 직업윤리의식이 낮아지고 있는 점도 지적받아 마땅하다. 아무리 개원할 처지가 안된다고 해서 치과의사가 아닌 이들이 자신의 자격증을 이용하여 치과의원을 개설토록 한 행위는 명백하게 불법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조건이라고 해도 이에 응해서는 안된다.
물론 선배 및 동료 혹은 후배 치과의사에게 고용돼 일하는 것보다 심리적으로 나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이런 식으로 불법적인 고용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누가 지적하고 고발해서라기 보다 치과의사 개개인들이 자발적으로 이러한 고용관계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달콤한 유혹에 빠져 치과의사로서의 자긍심을 저버리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서는 안된다.
이같은 사건을 접하면서 정부가 말하는 영리법인 의료기관 개설도 이러한 형태의 확대판일 것이라는 생각에 심경이 착찹하다. 누구나 자본만 있으면 누구나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다는 시대는 과연 누구를 위한 시대인가. 상업적인 크고 작은 자본들이 환자진료를 이용해 돈을 벌라는 제도가 눈앞에 다가 오고 있는데 이 시점에서 다시한번 의료의 갈 길을 제대로 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