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국민일보의 보철가격 폭리관련 편파보도로 치과계의 명예가 실추돼 한동안 국민들의 여론이 따가웠다. 당시 치협이 발빠르게 항의방문을 하는 등 대처해 나가 국민일보로부터 사과를 받아내긴 했지만 한번 보도된 내용은 국민들 기억 속에 깊이 새겨 있기 마련이다.
이제 그 파장이 멈추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공중파 매체인 MBC-TV가 지난 5일 9시 뉴스로 치과의사들이 임프란트 등 치과보철 수가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보내 또 한차례 파장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이번 보도의 발원지가 종전과 달리 자칭 치과의사이라니 사건의 특이성을 찾는 언론으로서는 좋은 먹잇감을 찾은 것이었다.
더우기 메인 방송인 9시 뉴스에 보도됨으로써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치과의사들이 상당한 폭리를 취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심어줌으로 인해 실추된 명예가 한동안 회복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치협 집행부에서 발빠르게 방송사측에 항의를 함으로써 6일 방송된 후속보도에서 치과보철 수가가 왜 비급여로 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 설명이 있었다. 즉 치과의사들이 폭리를 취한다는 보도를 간접적으로 수정한 것이다.
물론 사람들은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을 더 믿고 싶어한다. 비록 후속 보도로 치과치료의 급여화의 어려움을 보도했지만 국민들 시각은 전날 보도한 폭리 운운에서 머물 가능성이 많다. 이것이 보도의 특성이다. 아무리 나중에 정정보도나 수정보도를 한다고 해도 국민들이 먼저 각인된 정보를 다시 수정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가장 훌륭한 대처방법은 이러한 보도가 나가는 것을 미리 감지하고 그 내용에 치과계 입장을 전달하거나 아니면 아예 보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겠지만 아무리 대 언론 시스템을 갖춰 있더라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치협은 앞으로라도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언론 관계에 촉각을 곧추 세우는 일을 게을리 해선 안될 것이다.
아무튼 현재로는 그 후속 보도에도 불구하고 아직 치과계 내부의 여론은 뜨겁다. 그러나 이젠 보다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치협 집행부는 즉각적으로 MBC측에 항의함으로써 후속보도가 나갔지만 앞으로도 항의공문을 보내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집행부의 대처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치과계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국민에게 비춰 나갈지에 대해 다시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대언론 대처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참 의료인으로서의 치과의사상이 널리 알려지게 하는 일이 어쩌면 가장 효과적인 대응방법이 되지는 않을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치과의사 개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각자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앞장서서 관심을 갖는 등 폭넓은 사회참여를 함으로써 치과의사들에 대한 국민적 시각을 서서히, 그러나 가장 빨리 바뀌게 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도 그같은 치과의사들이 많지만 더욱 노력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