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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삶- 허엽엽 신부/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실자]화목한 가정은 모든 이의 소망

사람은 누구나 생활을 위하여 알맞은 환경과 보금자리인 가정이며 집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사람은 자연적 가족이나 물질적 집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인격적 관계가 존재하는 보금자리를 원한다. 그런데 오늘날의 우리 가정은 어떠한가?


우선 가정에 관한 통계를 살펴보자. 그동안 우리나라의 부부 이혼율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 가지 예로 20년 이상 된 부부 이혼율이 10년새 9배로 늘어났다고 한다. “情 때문에 참으며 산다"는 말은 그야말로 옛말이 되어버렸다. 10년 이상 함께 살던 부부의 이혼도 증가하며 고른 연령층에서 현재의 결혼제도를 선택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가정 폭력의 문제도 가정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큰 요소로 등장한지 오래다.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가정폭력은 결혼한 지 10∼15년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결혼 10∼15년차가 359명으로 전체의 32.8%를 차지했다. 또한 폭행 동기는 가정불화 39.8%, 성격차 23.1% 순이었으며 음주에 따른 폭행도 22.1%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수치는 재작년말에 작성되었기 때문에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가정폭력은 단순한 가정내 문제가 아니라 범죄라는 사실이다. 가정전문가들은 “아내와 자녀가 모두 자신의 소유물이라는 남성들의 착각에서 동반 폭력이 나타난다”며 “이는 남성들의 가정 폭력이 가부장적 의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아내와 자녀에 대한 폭력은 자녀들에게 학습을 통해 세습돼 자녀들의 반사회성을 길러내고, 이는 사회의 폭력 범죄를 증가시키는 결과를 불러온다고 한다. 가정 폭력이 가정내 문제만이 아닌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가정폭력 가해자를 지금보다 더 강력히 처벌해 이를 근절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가정폭력은 이젠 더 이상 ‘집안일’이 아니라 명백한 범죄이며, 다른 모든 사회 범죄의 뿌리라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람은 누구나 포근함을 느낄 수 있는 보금자리이며 자기 사생활을 보호해 주는 가정을 갈망한다. 인간 생활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가정이다. 행복한 가정을 가진 사람은 일상 생활이 활기차고 긍정적이며 삶의 의욕이 넘쳐난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하고 유능한 사람이라 해도 가정에서의 행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는 허탈감에 빠져 무력해지고 삶의 의욕을 상실하게 되어 결국은 인생을 실패하고 만다.
행복한 가정의 필수 요건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부부라는 인간관계에 있다. 가정에서 부부사이가 원활하지 못한 사람은 어디서도 행복할 수가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의 가정은 아직 완성된 가정이 아니며 완성을 향한 도정에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서로 완성을 향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마디로 가족이 합심해서 가정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아무리 화가 나도 서로가 결점을 말하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되어 부부사이의 신뢰가 파괴된다.


가정이란 농부가 농사를 짓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가족 모두가 가정의 화목을 위해 힘쓰고 애쓰며 땀 흘려 노력해야 좋은 수확을 거둘 수 있다. 가족 상호 간에도 서로 이해하고 사랑해야 한다. 또한 가족 중에 누가 잘못했다면 서로 솔직히 고백하고 용서를 구할 때 그 가정은 화목한 가정이 될 것이다. 아무리 어른이라 하더라도 잘못을 솔직히 인정해야 인격적 관계가 이루어진다.
가족은 서로 가치 있고 존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늘 일깨워 주어야 한다. 이렇게 할 때 어느 누구도 소외됨 없이 화목하고 축복 받는 가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