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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삶- 허엽엽 신부/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실자]이스라엘 사람들의 가정

가정교육의 모범인 이스라엘 가정을 한번 살펴봅시다. “자녀 교육은 어머니의 무릎 아래서 시작한다.” 라는 유다인의 격언이 있습니다. 유다인 어머니들은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끊임없이 가르칩니다. 물론 가르침의 골자는 유다인 삶의 중심인 율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다인의 율법은 전체가 613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율법은 248개의 “…하라”는 가르침과 365개의 “…하지 마라”라는 가르침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교육의 목적은 자녀가 성장하기 전에 어머니의 가르침이 자녀들의 몸에 배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유다인들에게 가정은 최초의 교육의 장이 되며, 부모는 최초의 교사가 됩니다. 이 최초의 교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자녀들이 가정 밖에서 받게 되는 그 어떤 교육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이처럼 유다인들의 교육은 기본적으로 가정에서 부모에 의해서 이루어졌습니다. 사실 자녀들에게 부모만한 교육자는 없습니다. 대부분 유다인 가정의 어린이들은 어머니로부터 교육을 받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자기의 임무를 얼마만큼 잘 수행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그 집안이 잘 되느냐 안 되느냐가 결정됩니다.


아내가 자기에게 부과된 임무를 열심히 수행하면 그 남편에게 큰 유익을 끼칩니다. 그래서 유다인들은 남자가 이스라엘의 지도자의 자리에 서려면 그 부인이 현명하고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잠언 31, 23참조).


유다인의 사회에서는 부모들이 늙으면 아들이 자신의 부모를 부양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부모들은 가능하면 여러 명의 아들을 갖기를 원했습니다. 특히 큰아들은 집안에서 아주 특별한 영광을 누리게 되어 있었습니다. 큰아들은 가정에서 가장 다음가는 두 번째 인물로 간주되었습니다. 그러나 딸들은 아들에 비해 높이 평가받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어떤 아버지들은 실제로 딸들을 성가시고 귀찮은 존재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당시 주변의 다른 문화권에 비교하면 양호한 편입니다. 실제로 로마인들은 갓 태어난 여자아이들을 자연 속에다 방치해서 죽기를 기다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모든 생명은 남녀의 성별과 관계없이 하느님으로부터 온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만약 한 가정에 아들이 없으면 딸들이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었습니다(민수 27, 5-8). 딸들에게는 집안에서의 생활만이 요구되었습니다. 가정 안에서 딸들은 아들보다 낮은 위치에 있었습니다. 딸들은 집안의 모든 어려운 일을 도맡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 형제들과 동등한 권리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유산 상속에서 아들들과 그의 후손들에 의해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딸은 12.5세가 되어야 비로소 아버지의 통제로부터 벗어 날 수 있었습니다. 혼인하지 않은 12.5세 이하의 딸들은 아버지의 절대적인 권한 아래에 있었습니다. 딸들의 노동에 의한 수입은 아버지의 소유로 돌아갔습니다. 성인이 될 때까지 자신에 대한 자율적인 결정권도 지니지 못하였습니다. 아버지는 모든 법률문제에 있어서 딸의 대리자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딸은 집에서 어머니를 돕도록 되어 있었고 어린 시절에는 여자로서 좋은 아내와 좋은 어머니가 되기 위해서 자신이 갖추어야할 여러 가지 집안 일하는 기술들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근동의 많은 지역의 풍습은 딸이 집을 떠나는 것을 가족들이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사람 앞에 나설 때에는 얼굴을 베일로 가려야 했으며 남자에게 말을 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유다인들은 딸에게 그런 제약을 가하지는 않았습니다. 결혼을 통해 딸들은 아버지의 지배로부터 벗어나지만 남편과 남편 가족의 지배 하에 새롭게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친정 어머니가 담당해 오던 교육과 훈련을 시어머니가 떠맡았습니다. 유다인들이 끊임없이 가정 교육을 통해 가정을 완성시켜 나갔던 점은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