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5 (화)

  • 구름조금동두천 21.4℃
  • 구름많음강릉 24.9℃
  • 구름많음서울 22.2℃
  • 구름조금대전 21.9℃
  • 구름많음대구 26.9℃
  • 흐림울산 24.8℃
  • 구름많음광주 22.4℃
  • 구름많음부산 22.7℃
  • 구름많음고창 21.4℃
  • 흐림제주 24.7℃
  • 맑음강화 19.8℃
  • 구름조금보은 20.9℃
  • 구름많음금산 20.7℃
  • 흐림강진군 23.8℃
  • 흐림경주시 26.8℃
  • 흐림거제 22.9℃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종교칼럼 -삶- 허엽엽 신부/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실자]인생은 나그네길


흘러간 유행가중에서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흘러서 가나”라고 노래하는 ‘하숙생’이란 노래는 가히 철학적 경지의 노랫말을 담고있다. 깊이 마음에 새기면 새길수록 공감이 가는 가사말이다.


과연 인생이란 무엇인가? 이 문제는 시대를 초월하여 모든 사람이 갖는 존재적인 질문이다. 사람들은 인생 문제에 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친구와 밤을 새워 토론하기도 하고 홀로 명상에 잠기며 이런 주제를 담은 책을 사서 읽어보기도 한다. 동서고금의 현인(賢人)들의 가르침과 명상을 실은 책들은 심신이 지친 현대인들에게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자신을 바라보는 여유와 인생을 이성의 빛으로 비추어주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사람들은 자주 등산을 인생에 비유한다. 등산을 할 때 우선 중요한 것은 길을 아는 것이다. 또한 등산로의 표지판을 잘 이용하는 것이다. 어떤 이가 길도 모르고 표지판도 무시한 채 산행을 계속한다고 하자. 그는 사고의 위험이 가득찬 길을 걷게 된다. 인생도 이와 비슷하다. 인생의 올바른 목적지에 잘 도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길과 안전한 길을 알아야 한다. 길을 안다면 이미 성공적인 삶의 시작인 셈이다.


진정한 삶이라는 것은 목숨을 연장하는 차원이 아니다. 오히려 ‘삶’이란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인 면 등, 즉 인생의 모든 면을 의미한다. 그래서 참다운 삶이란 인생의 기쁨과 풍족함, 자유와 평화와 행복을 한껏 누리면서 사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참다운 삶이란 최종적으로 인간의 태도에 달려 있다. 즉 인간 스스로가 결정한 선택이 행복과 불행을 결정짓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인과응보의 가르침은 단순히 경고와 견책의 차원은 아니다. 우리가 만약 절대자에게 사회정의를 위해 기도한다고 하면, 기도를 드리고 하늘만 쳐다보고 가만히 있어서는 안된다. 인간 측에서도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사회정의를 위해서 일하고 희생하고 헌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참다운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각자가 선하고 책임성이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우리가 “그 사람 참 지혜로운 사람인데, 슬기로운 사람인데…”라고 할 때, 전문적인 지식이 많고 유식한 사람이라 해서 꼭 그렇게 표현하지는 않는다.
사전에서 ‘지혜’를 찾아보면, 사물의 도리나 선악 따위를 잘 분별하는 마음의 작용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즉 세상의 이치를 올바르게 깨닫는 마음의 능력인 것이다. 많이 안다고 해서 항상 올바르게 이해하고, 깨닫지는 않는다. 또한 사람은 안다고 해서 항상 행동으로 옮기는 것도 아니다. 인간은 사고하는 존재이기에 무언가를 알고 이해하고 싶은 욕구는 본증적이라 할 수 있다. 철학적인 의미로 지혜(Sophia)는 사물을 그것의 최고 원인에 의해서 알게 되는 것, 즉 진리와 관련한 모든 원리와 결론에 관한 종합적인 지식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 지혜는 사변적인 것을 넘어서서 체험적이고 실천적인 의미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지혜의 추구는 생활의 의미의 추구이다. 따라서 지혜는 모든 인간의 기본적인 관심사이다. 누구든지 어리석고 미련하게 살지 않고 지혜롭고 슬기롭게 살기를 원한다.


인간의 지식이란 어떤 의미에서는 참으로 편협하고 보잘 것 없는 것이다. 성서에서 지혜로운 사람은 인생에 대해 겸손하고 지각 있고 분별력이 있으며 신중하고 이해심이 있는 사람이며, 지혜롭지 못한 사람은 어리석고 무지막지하고 교만하고 사악한 사람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과연 우리는 어느 부류에 속해야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