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슬로대 학자 논문 조작 실토
‘유령환자’이용 등 수법도 대담
지난달 극적으로 밝혀진 바 있는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학자의 구강암 관련 논문 조작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특히 이 논문에서 저자는 있지도 않은 ‘유령환자’를 내세우는 등 심각하고도 대담한 조작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톡홀롬발 AP통신 등 각 외신들은 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 인터넷판 등의 보도를 인용, 노르웨이 출신의 연구자인 욘 수드뵈가 지난해 권위있는 의학 전문지 ‘랜싯’ 2005년 10월호에 발표한 자신의 구강암 관련 논문에서 900명의 생활습관을 분석한 데이터가 완전히 허구였음을 인정했다고 최근 보도해 충격을 주고 있다. <본지 1월 23일자로 24면 참조>
보도에 따르면 이 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던 수드보의 조작 방법은 매우 대담한 것으로 환자 조사를 기반으로 한 연구에서 약 500명의 존재하지도 않은 환자를 등장시키고 그들의 사회보장 번호까지 날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수드보가 밝힌 ‘유령 환자’ 중 약 절반이 생일이 똑같았음에도 불구하고 13명의 공저자들이나 ‘랜싯’의 심사위원들도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더욱 크게 일고 있다.
수드보는 이 논문에서 정부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 환자들의 치료 자료를 인용해 ‘항염증제(anti-inflammatory drug)’를 복용하면, 구강암에 걸릴 위험성이 낮아진다고 주장했지만 데이터에 의문을 가진 노르웨이 공중보건청의 카밀라 스톨텐베르그 역학 국장등 동료 학자들의 추궁에 조작 사실을 실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랜싯의 편집장인 리처드 홀톤은 “이번 사건은 황 교수 건과 아주 유사하다”며 “피어 리뷰는 잘못 수행된 연구를 찾아내는 데는 탁월하지만 연구자가 해당 연구 전체를 날조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이를 적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윤선영 기자 young@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