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4 (월)

  • 구름많음동두천 27.8℃
  • 구름조금강릉 25.8℃
  • 구름많음서울 27.1℃
  • 맑음대전 30.0℃
  • 구름조금대구 32.5℃
  • 구름조금울산 29.1℃
  • 구름많음광주 27.8℃
  • 구름많음부산 25.0℃
  • 구름많음고창 27.2℃
  • 맑음제주 28.0℃
  • 구름조금강화 25.0℃
  • 구름조금보은 29.6℃
  • 구름조금금산 29.2℃
  • 구름많음강진군 26.9℃
  • 구름조금경주시 33.1℃
  • 구름많음거제 24.7℃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종교칼럼 -삶- 허엽엽 신부/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실자]배고픈 이를 먹여주신 사랑의 기적


마가렛 호레라는 아일랜드 태생의 여인은 ‘고아들의 어머니’라 불린다.
그녀는 어려서 미국으로 건너왔을 때 열병으로 부모를 여의고 졸지에 고아가 되었다. 다행히 나중에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행복한 생활을 했으나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가 사고로 죽고 말았다. 다시 혼자가 된 그녀는 작은 호텔에서 빨래와 청소를 하며 생활을 했다. 그러면서도 마음속으로는 결심을 했다. “고아원에 가서 일을 해야겠다. 돈은 없지만 그래도 무언가 도울 일이 있을거야, 이것이 나에 대한 하느님의 뜻인거 같아…”


그녀는 작은 고아원을 찾아갔는데 어려운 사정을 보고 불쌍한 고아들을 도울 궁리를 하게된다.
드디어 그녀는 젖소 두 마리를 사서 우유를 짜서 팔아 고아원을 도왔다. 그런데 다행히도 우유가 잘 팔려서 젖소 한 마리를 더 사게 되었고, 빵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니 장사가 상당히 잘되어 큰 이윤을 남겼다.


마가렛은 돈을 많이 벌어도 항상 자신은 누더기 옷을 입고 열심히 일을 했다. 자신이 번 돈을 항상 고스란히 고아들을 위해 사용했다.
평생동안 고아들을 불쌍히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이 그녀를 ‘고아들의 어머니’로 존경받게 했다. 그녀가 죽은 후 사람들은 그녀의 사랑스런 마음을 기리며 ‘뉴올린즈’에 초라한 옷차림을 한 그녀의 동상을 세워주었다. 그녀가 엄청난 사랑의 기적을 이룰 수 있던 것은 자신의 믿음과 고아들에 대한 사랑이었다.


성경에 보면 물고기 두 마리와 빵 다섯 개로 오천명을 배불리 먹여주시는 유명한 오병이어의 기적이야기가 나온다.
하루는 예수님의 근처로 큰 군중이 몰려들었다. 그런데 예수님은 배고파 지쳐있는 군중을 측은히 여기시고 그들을 배불리 먹여주시고자 생각하셨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곁에 있는 제자들은 “우리에게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뿐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제자들은 인간적인 계산과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우리는 늘 이런 실수를 한다. 주님과 함께 계시는 것을 잊어버리고 자신의 힘으로만 무언가를 하려는 습관에 빠져있을 때가 많다.
빵의 기적은 어떤 아이가 갖고 있는 하찮은 빵 다섯 개, 물고기 두 마리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즉, 기적을 하찮은 것. 보잘 것 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주님의 손에 얹어졌을 때, 주님을 통했을 때, 기적이 일어난다.


비록 내 자신이 부족하고, 보잘 것 없다하더라도 나의 능력과 시간과 재물을 주님께 봉헌하고, 주님이 쓰시도록 했을 때 그것은 상상을 초월하는 큰 능력과 결과로 바꾸어 주신다. 예수님은 사람들이 먹고 난 후 제자들에게 남은 조각을 모아들이라고 말씀하셨다. 부스러기를 모았더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


우리의 삶은 어떤 경우에도 낭비를 해서는 안된다. 또한 작은 정성과 힘을 모아도 큰 결과가 나온다. 그 남은 열 두 광주리의 빵은 또 다른 배고픈 사람들의 몫이 된다. 우리는 쪼들리지 않고 돈이 넉넉하다고 낭비를 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큰 죄악이다. 내가 아무 생각없이 낭비하는 시간과 돈이 다른 이에게는 생명처럼 소중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 주위에는 마음과 영혼이 배고픈 이들이 많다. 정신적으로 멸시를 당하고, 인간 대접을 받지못하고 영혼의 배고픔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다.


그들과 사랑과 관심을 나눌 때, 우리는 기적을 이루게 된다.
사랑은 나눌수록 더 커진다는 사랑의 신비를 몸소 실천하도록 해야 하겠다.
“배고픈 사람을 더 배고프게 하지말고 타인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지 말아라. 가난한 이를 외면하지 말고, 애걸하는 사람에게 눈을 돌리지 말아라. 그러면 하느님은 너를 아들처럼 여길 것이요, 너의 어머니보다 너를 더 사랑하실 것이다.” (집회서 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