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2 (토)

  • 흐림동두천 21.5℃
  • 흐림강릉 22.8℃
  • 서울 22.6℃
  • 대전 22.7℃
  • 대구 22.6℃
  • 울산 22.2℃
  • 광주 23.7℃
  • 부산 23.0℃
  • 흐림고창 23.7℃
  • 제주 26.0℃
  • 흐림강화 21.8℃
  • 흐림보은 22.2℃
  • 흐림금산 22.8℃
  • 흐림강진군 24.4℃
  • 흐림경주시 23.7℃
  • 흐림거제 23.4℃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종교칼럼 -삶- 허엽엽 신부/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실자]의미있는 삶을 사는 사람

매일같이 거리에서 일을 하는 청소부가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거리를 마치 자기 집 마당을 치우듯 항상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누가 보든 보지않든지 성실하게 궂은 일을 하는 그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항상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늘 미소를 머금은 채 땀을 흘리며 일하는 그가 일하는 거리는 항상 깨끗했습니다.


어느날 지나가던 사람이 그에게 물었습니다. “참 행복해 보이십니다. 이런 어렵고 궂은 일에 만족하십니까?” 그 청소부는 대답했습니다. “전에는 내 일에 대해서 뿐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늘 불만이었지요.”


그러나 생각을 다르게 갖고부터 나의 삶은 달라졌습니다. 과거와 현재의 삶은 그대로 이지만 저의 생각과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하는 청소일이 보잘 것 없는 일이 아니라 더러운 지구의 한 구석을 깨끗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그렇게 생각하니 제 일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또 한 사람의 감동적인 인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위대한 신학자이며 의사인 슈바이처 박사(1875∼1965)가 아프리카로 떠났을 때는 이미 마흔이 다된 나이였습니다. 사람들은 그에게 편안하고 여유있는 여생을 뿌리치고 왜 굳이 사서 고생이냐며 말렸습니다. 당시 아프리카는 미개인들이 사는 곳이라 생각하던 때였습니다.
그러나 슈바이처 박사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내가 의사가 된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지금 아프리카에는 의사가 없어서 사람들이 병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나는 작은 힘이지만 그들의 목숨을 구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슈바이처가 처음 도착한 곳은 몹시 더운 지방으로 온갖 독벌레와 세균이 들끓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재산을 다 털어서 병원을 지어 환자를 치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많은 어려움에 굴복하지 않고 항상 웃는 얼굴로 흑인들을 위한 진료에 평생을 바쳤습니다. 그가 1952년 노벨상을 탔을 때도 상금전액을 모두 나병환자를 위해 썼습니다.


그는 나무 한 그루, 풀 한포기라도 생명체이기에 소중하고 인간의 생명을 아끼고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가르쳤습니다. 그의 숭고한 봉사와 사랑의 활동의 밑바닥에는 항상 깊은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심이 있었습니다.


사랑에는 반드시 희생이 뒤따릅니다. 만약 누군가 희생과 고통없이 사랑하려 한다면 그는 위선자입니다. 어떻게 보면 세상은 온통 시기, 다툼, 미움, 전쟁과 같은 부조리한 현실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악이 선을 짓밟고 승리하는 것 같이 보여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많은 악은 결코 선을 이길 수 없고 진리는 결국 승리합니다. 이 진리는 우리의 역사를 보면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진리와 정의로 사는 이들의 삶은 부조리한 죽음과 악의 세력은 반드시 진리와 선에 결국 패배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해줍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두운 현실속에서도 사랑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개개인의 삶속에서 사랑과 희생을 실제적으로 행동하도록 투신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의 삶은 과연 의미가 있는가?”라는 질문은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가 늘 자신에게 해야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에 바로 우리의 가장 핵심적인 삶이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과연 어디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고 살고 있는가?” 사랑의 눈, 순결한 마음의 눈만이 참다운 자신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진정한 ‘자기’가 되지 못하고 길을 헤매는 이유는 우리 자신이 어느 정도로 눈이 멀어있는 가를 깨닫지 못하는 데 있다고 합니다. 만약 우리 자신이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