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알게 된 사람의 이름이나 최근의 대화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것과 같은 일상적 건망증에 해당하는 ‘삽화적 기억(episodic m emory)’ 상실도 결국은 치매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러시대학 메디컬센터의 알츠하이머병 연구학자인 데이비드 베네트 박사는 미국신경학회 전문지인 ‘신경학(Neurology)’ 최신호(6월27일자)에 발표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베네트 박사는 보고서에서 평소 이따금씩 나타나는 가벼운 건망증외엔 정신기능에 전혀 이상이 없었던 80대초의 노인 134명의 뇌를 사망 후 검시를 통해 관찰한 결과 놀랍게도 36%가 노인성 치매의 특징적 증상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뭉쳐있는 등 뇌의 퇴행변성 흔적들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베네트 박사는 또 이들 뇌에 나타난 병변의 정도는 사망 전 치매증세가 심했던 노인들의 뇌에서 발견된 것과 비슷했다고 밝히고 병변이 이처럼 심한데도 기억상실 같은 치매증세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베네트 박사는 특히 “이와 관련해 발표된 일부 연구보고서들이 밝히고 있듯이 이 사람들의 경우 고학력, 사회적 연대감 등이 뇌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 된다”면서 “이러한 것들이 ‘예비신경’을 축적시켜 뇌의 병변에도 불구하고 치매를 견뎌내게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은정 기자 huma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