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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삶- 허영엽신부(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실장)]항상 웃는 얼굴과 기쁜 마음으로

예전에 사목하던 성당에 사람들이 ‘평화의 미소’라고 부르는 할머니가 계셨다. 그분은 언제나 환하게 웃으신다. 주름진 얼굴에 피어나는 편안하고 그윽한 미소는 보는 이의 마음도 평화롭게 한다. 그래서 그 할머니는 사람들에게 무척 인기가 많았다.


그분은 결코 세속적으로 행복한 요소를 갖고 계신 분이 아니다. 남편을 일찍 여의고 홀로 키운 아들마저 사고로 잃어버린 아픔을 갖고 계셨다. 경제적으로도 몹시 어렵고 허리는 굽어 걷기도 불편하셨다. 그래도 젊은 사람들을 만나면 아주 명랑한 목소리로 “즐겁게 사세요,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라고 늘 말씀하신다. 그분의 마음은 어린이처럼 천진난만하고 맑다. 그러니 항상 즐겁고 얼굴은 인자하시고 환한 미소가 흘러 넘치셨다.


성경에서 “사람의 얼굴은 그 마음에 따라서 좋게도 나쁘게도 변하며 마음이 기쁘면 얼굴이 명랑해진다”(집회 13,25)는 말씀이 있다. 마음의 상태는 바로 얼굴로 나타난다. 기쁜 마음은 얼굴을 빛나게 한다. 그러므로 무엇보다 마음을 바르고 맑고 기쁘게 갖는 것이 중요하다. 기쁘고 환한 얼굴은 인간관계도 부드럽게 하고 일의 성공에도 보탬이 된다.


‘마음이 맑으면 야훼의 사랑을 받고 말이 부드러우면 임금의 벗이 된다’(잠언 22,12). 마음이 맑고 평화로우면 얼굴도 밝고 말씨도 부드럽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다른 이의 사랑을 받고 존경을 받는다. 온갖 육체적 욕망과 위선과 이기심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양심을 지키는 것을 기쁨으로 여겨야 한다. 그러면 자연히 외적인 상태도 깨끗하고 순수하게 된다.


온 세상을 차지하려고 했던 알렉산더 대왕은 더 이상 정복할 수 있는 나라가 없다고 울었다고 한다. 인간의 마음은 외적인 요소로는 궁극적인 평화를 지니기 어렵다. 왜냐하면 인간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기 때문이다. 마음의 평화와 안식을 추구하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필수적이다.

 

그래서 성 이냐시오는 “마음속 깊이 평화와 기쁨을 누리고 있다는 것은 그 영혼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보여주는 표지입니다. 그 평화와 기쁨은 외부적으로 어떤 고난과 시련이 온다고 해도 잘 인내하고 살아가게 해줍니다”라고 했다.
마음의 상태는 우선 우리의 건강과도 직결된다. 마음이 초조하고 불만에 쌓여 있으면 그 자체가 고통과 형벌이 된다.


마음이 맑다고 하는 것은 마음의 정결함을 추구하고 마음의 불순한 것을 미워하는 것이다. 또한 온갖 육체적 욕망뿐 아니라 위선과 기만, 이기심과 욕심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이 바로 성실하고 마음이 맑은 사람이다. 자신의 양심을 깨끗이 지키는 것을 마음의 기쁨으로 아는 사람이다. 이런 이들은 세상 안에서도 사람들의 사랑과 인정을 받아 성공할 가능성이 많다.


‘찡그린 얼굴을 펴고 웃음을 짓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다’(전도 8,1). 인생에서 즐겁게 사는 것이 더없이 행복하다. 사람들은 찡그린 얼굴을 싫어하고 피한다. 따라서 기쁘게 웃으며 사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웃음은 삶의 습관이다. 웃지 않게 되면 웃음을 어느덧 잃어버린다. 기쁨과 함께 작은 일에도 마음을 기쁘게 하고 늘 웃는 얼굴이 된다. 마음의 평화, 그리고 미소는 마음이 깨끗하고 맑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가장 큰 축복이 아닐까.


이번호를 끝으로 허영엽 신부의 ‘종교칼럼’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애독해주신 독자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