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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삶- 황재국목사(안산호수중앙교회)]영적 지도력


오래전 하버드대학의 총장을 지내신 ‘나단 푸시’는 “현대인이 오늘날 찾고 있는 것이 네 가지 있는데 첫째는 흔들 수 있는 깃발이요, 둘째는 부를 수 있는 노래이며, 셋째는 목숨을 걸 수 있는 신조, 그리고 넷째는 따를 수 있는 지도자”라고 하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흔들 수 있는 깃발, 즉 바라 볼 수 있는 목표가 없다는 것과 정말 마음을 다해서 부를 수 있는 영혼의 노래가 없다는 것과 목숨을 걸고 신뢰해 따를 수 있는 신조(信條)가 없다는 것. 그리고 믿고 따를 수 있는 지도자가 없다는 것을 현대의 비극이라고 진단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간절히, 리더 곧 참된 지도자를 바라고 있습니다. “영웅을 아쉬워하는 나라는 불행한 나라다.” 벨톨트 브레히트의 희곡 ‘갈릴레오’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다행히도 우리는 영웅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제대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지도자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우리 앞에 등장한, 이른바 지도자들에 대한 실망이 너무도 크기 때문입니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에 이르는 반세기 동안 프랑스를 이끌어 온 정치지도자 클레망소에게 어느 신문기자가 물었습니다. “지금까지 당신이 만나 본 정치가 가운데서 누가 가장 최악입니까?” 클레망소가 대답하기를 “이 나이가 되도록 찾아 봤지만 아직까지 최악의 정치가는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정말 그렇습니까?” “예! 이번이야 말로 찾아냈다고 생각하는 순간 더 나쁜 정치가가 나타난단 말입니다.”


나쁜 오케스트라는 없습니다. 다만 나쁜 지휘자가 있을 뿐입니다. 이것은 비단 교향악단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의 흐름을 평가하면서 한 사회의 생성과 소멸은 지도자의 리더십 여하에 따라 거의 전적으로 죄우 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갈등과 위기는 ‘리더십의 빈곤’에서 연유된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리더십이란 한마디로 ‘영향력’입니다. 감기에 걸린 사람과 가까이 있으면 감기가 옮는 것처럼 우리의 태도는 다른 사람들에게 무언중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투르만(Truman) 대통령은 지도력을 정의하기를 “지도자란 사람들이 하지 않으려는 것을 하게 만들고 그것을 좋아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라고 했습니다. 결국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주어 그 사람들을 움직이게 해서 끌어가는 능력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지도자는 태어나는 것일까요? 아니면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둘 다 입니다. 구한 말 민족의 독립운동가로 일생을 바쳤던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는 당시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인물이 없음을 한탄 할 때 “그렇다면 당신은 왜 인물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는가?” 라고 지적했다고 합니다. 흔히 말하는 ‘카리스마’적 지도자란 ‘영적인 지도력’을 의미합니다. 성경에서 ‘카리스마’는 헬라어로 ‘은혜’ 또는 ‘은사’라는 뜻이 있습니다. 세상적 지도력과 달리 군림하거나 지배하는 것이 아닌 섬김의 리더십(Servent Leadship)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친히 말씀하시기를 “인자의 온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함이라.”(막10:45) 예수님은 온 인류를 섬김으로써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가를 보여 주었습니다. 그 분은 직업이 목수셨지만 진정한 지도력은 지위나 기술이 아닌 ‘하나님의 영’으로 충만한 ‘섬기는 마음’임을 보여 주셨습니다.


인도 캘커타시에 버려진 사람을 돌보았던 ‘마더 테레사’에게 신문기자가 질문을 던진 적이 있습니다. “수녀님은 병자들을 돌보면서 혹시 나보다 잘사는 사람들, 높은 지위와 여유있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부러운 생각이 드신 적은 없습니까?” 이 물음에 대해 그녀는 한 마디로 “허리를 숙이고 섬기는 사람은 위를 쳐다 볼 시간이 없습니다. 섬김을 받는 사람에게는 인간적인 기쁨이, 섬기는 사람에게는 신적인 기쁨이 있습니다”라고 짧게 대답했습니다. 영적 리더십은 섬김으로 주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