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식증이나 폭식증과 같은 식이장애를 머리카락을 분석해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브리검 영대학의 켄트 해치 박사는 과학전문지 ‘질량분석속보(Rapid Communications in Mass Spectometry)’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식이장애 여성 20명과 식이장애가 없는 여성 22명을 대상으로 머리카락의 화학성분을 비교분석 한 결과 식이장애 환자를 80% 정확하게 구분해 낼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해치 박사는 “특정 약물을 복용했는지, 수은이나 납에 과다 노출 됐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머리카락 분석이 이용되는 것 같이 무엇을 먹었는지도 머리카락을 통해 알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치 박사는 “식이장애 진단은 환자와의 면담과 설문조사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환자는 정확한 대답을 하지 않아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하고 “이보다는 머리카락 분석이 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해치 박사는 또 “머리카락은 그 뿌리에 새로운 단백질이 추가됨으로써 자라게 되며 단백질의 구성은 현재 섭취되고 있는 영양에 영향을 받는다”며 “한 달 동안 자란 머리카락을 분석하면 식사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치 박사는 아울러 “그러나 다리의 털과 수염에는 6일이면 식사의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통한 식이장애 진단이 가능한지를 현재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안정미 기자 jmah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