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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봉 교수의 목요칼럼]親中·結日·聯美와 戰作權

국사에 관한 지식이라고는 대학 입시 준비 하느라 얻은 것 밖에 없는 나도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자주 국방을 할 수 없는 나라임을 알 수 있는데 참여 정부 들어와서 미군으로 부터 전시 작전권을 가져오는 것이 우리 민족의 독립성과 자주 국방의 기틀을 마련하는 길이라고 하면서 서둘러 환수 하려는 것은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한 무제가 설치했던 한사군은 한나라가 멸망함으로써 없어 졌고, 고려를 100년간이나 괴롭혔던 몽고가 형제간의 다툼으로 멸망함으로써 고려가 자유로워 졌으며, 임진왜란은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어서 끝났고, 병자호란은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가 한족의 명나라를 치기 전에 후환을 없애기 위해 우리나라를 먼저 쳐서 삼전도에서 항복을 받고 물러갔으며, 한일 합방은 대동아 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미국에 무조건 항복을 함으로써 끝나게 됐다.


소련군이 북한에 진주하고 미군이 남한에 진주한 다음 벌어진 6·25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끼리 한 전쟁이라고 보기 보다는 초기에는 미군과 소련군이 싸우고 나중에는 미군과 중공군이 싸우게 된 전쟁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며 힘의 균형이 팽팽해 할 수 없이 휴전이라는 무승부로 끝낸 전쟁이다. 즉 우리나라 힘으로 외세를 물리친 전쟁은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고 주변 열강의 판도에 의해 좌우 될 밖에 없었다.


지금으로부터 125년 전인 1880년(고종 17) 청나라 주일공사관의 참사관 황준헌(黃遵憲)은 조선 책략이라는 책에다가 러시아의 남진 정책을 방어하기 위해 조선은 친중(親中)·결일(結日)·연미(聯美) 외교책을 써야 한다는 것을 기술했으며 그 영향과 자극으로 외교정책에 대해 무지했던 조정이 주도적으로 개화정책을 받아들여 시행하는 계기가 됐으나 너무 늦게 눈을 뜨는 바람에 일본의 한반도 지배를 맞이하게 됐다. 아마 대학입시를 준비한 사람이면 대부분이 알고 있는 사실로, 참여 정부에는 대학입시를 준비하지 않고 직접 고시 공부를 해 출세한 분들이 많아서 잘 모르고 있는지 모르겠다.


親中을 하려고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에 추파를 보내지만 중국은 북한이 망하면 거저 먹으려 하는 의도인지 아니면 미국과 직접 부딪히기 싫어 북한 전역을 비무장지대로 만들려 하고 있는지 북한을 감싸고 도는 것이 심상치 않고, 소련 또한 미국에 포위되는 것이 싫어 북한에 대해 관대함을 보이고 있으며, 당사자인 북한은 남한과의 정상적인 외교적 관계는 고사하고, 미사일 쏘아 대고, 핵무기를 개발하는데도 불구하고 親北·結北·聯北에 심취해 있는 나머지 結日·聯美를 하려 하지 않고 맞장뜨자는 식의 외교를 하고 있으니 평생 남의 구강을 들여다보고 사는 사람으로서도 심히 걱정이 된다.


부모님의 고향이 이북이고, 전쟁 통에 태어나 어렸을 때 미군부대 앞에 가서 미군들이 나누어 주는 꿀꿀이죽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고 던져 주는 초콜릿을 주워 먹으며 즐거워했던 기억이 있던 나로서는 요즈음의 세태를 이해하기 어렵다.


만약 부모님들이 남한으로 내려오지 않고 북한에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신분 상승을 기대 할 수 있었을까? 아마 허름한 옷을 입고 삽자루 들고 우르르 몰려다니다가 토담집에 들어가 허기진 배를 삶은 감자나 남한에서 보내준 쌀로 죽을 써서 먹고 있었을 것 같다. 설사 북한에서 같은 직업인 치과의사를 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기술자나 당간부의 위세에 눌려 숨을 죽기고 살았을 것이다.

 

자본주의에서의 치과의사의 위치와 사회주의에서의 위치가 차이가 많은 만큼 이 땅에 살고 있는 한 평소 접하는 환자들에게 단지 치료만 하지 말고 자본주의의 우월성을 이해시키는 노력도 병행할 때만이 우리 치과의사들의 지위가 유지될 수 있을것 같은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