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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봉 교수의 목요칼럼]치과인의 한글 사랑

올해 한글날은 오백예순 돌로 국경일에서 제외 된지 15년 만에 다시 지정 돼 기념행사를 치렀다.
치과의사들은 구강의 3대 기능인 저작, 심미, 발음에 대해 수없이 강조 하지만 오로지 저작기능이나 심미회복에 대해는 관심을 가질 뿐 발음에 대해서는 너무나 소홀한 것 같다. 저작, 심미에 대한 이상은 보철물을 장착하면서 지적받지만 발음 이상은 환자가 적응을 잘하기도 하고 치과의사나 환자 모두가 어느 발음이 이상한지를 구별하는 능력이 없어 지적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발음 연구의 기초는 한글의 기원을 이해하는데 있는데 27가지나 되는 학설 중에서 가장 유력한 학설인 발음기관 본뜸 설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해야 한다. 목구멍소리 ‘o’은 목구멍 모양을 본뜨고, 연구개음 ‘ㄱ’은 혀뿌리가 목구멍을 닫는 모습을, 잇소리 ‘ㅅ’은 한자의 치(齒)에서 보듯 치아 모양을, 혓소리 ‘ㄴ’은 혀가 위 잇몸에 닿는 꼴을 본뜨고, 입술소리 ‘ㅁ’은 입술이 다물려 있는 모습을 본뜬 것이다. ‘ㅋ’은 ‘ㄱ’에 비해 목구멍이 울리면서 소리가 좀 거세게 나므로 한 획을 더하고 ‘o’에서 ‘ㅎ’으로 됨이 그 소리의 다름에 따라 한 획 또는 한 점씩을 더한 이치가 모두 다 같으며 반혓소리 ㄹ은 혀가 두 번 꼬부라진 모양을 본떴다. 중성의 경우 일반적으로 천·지·인 3재설로 설명하고 있으나 하악골 운동 궤적을 추적해 보면 발음 기관의 형상을 본떴음을 확증할 수 있었다.


모음 발성의 근간은 ‘ㅡ’와 ‘ㅣ’로써 성대의 움직이는 모양을 닮았고 ‘ㅡ’에서 성대가 위로 움직이면 ‘ㅗ’,더 크게 위로 움직이면 ‘ㅛ’ 아래로 움직이면 ‘ㅜ’ 더 크게 움직이면 ‘ㅠ’가 되고 ‘ㅣ’에서 뒤로 움직이면 ‘ㅏ’ 더 크게 뒤로 움직이면 ‘ㅑ’ 앞으로 움직이면 ‘ㅓ’ 더 크게 움직이면 ‘ㅕ’가 되는 것을 발견 할 수 있었다.


한글의 어음조합을 살펴보면 초성은 단자음과 중자음만 올 수 있어 19자가 되며 중성은 반드시 있어야 하므로 20자가 오게 되고 종성은 없을 경우를 생각해 하나를 더하면 31자가 돼 표기가능어음 수는 19×20×31=11780자이며 종성은 7종성 법에 의해 발음되므로 발성가능어음은 19×20×8=3040 인데 실제로 발음이 가능한 어음은 1097자라고 한다. 이는 일본어의 200 여자에 비하면 5배나 많고 중국어의 3000여자와 비교하면 1/3 수준으로 일본과 중국의 중간이 되는데, 일본에 비해 외국어 발음하기 좋고 중국어에 비해 표기가 편리할 뿐 아니라 영어 발음으로 자국어 자판을 두드리는 일본, 중국과는 달리 우리나라 발음 그대로 자판을 두드려서 사용이 가능한 한글이 IT강국을 만드는데 제일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한글공학 측면에서 보면 음성생성과 음성 인지의 두 가지가 있는데 음성 생성은 엘리베이터에서 층을 알리는 소리와 같이 제조회사의 기술로 생성하기 때문에 그다지 큰 어려움이 따르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음성 인지 분야에서는 인식 오류가 큰 문제로 영어의 경우 10%, 한글의 경우 50%에 이른다고 하며 사람마다 발음기관의 모양이 다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치과의사들이 구강내의 발음기관의 조음점 차이에 대한 연구를 해 음성인식장치의 오류를 줄이는 연구를 해야 할 시기가 온 것 같다. 발음 장애는 음성장애와 조음장애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음성장애는 이비인후과에서 치료하고 있지만 조음장애는 정상인을 포함하는 장애로서 언어치료사들이 주로 담당하고 있는데 치과의사들이 관심을 가질 경우 보다 약 150만명으로 추산되는 환자들에게 정확한 치료를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6·9제 행사와 같이 한글날 기념행사에도 동참 할 경우 국민들에게 치아가 발음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