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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삶- 황재국목사(안산호수중앙교회)]마지막 레슨

폴란드 속담에 ‘봄은 처녀요, 여름은 어머니, 가을은 미망인, 겨울은 계모’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년 사계절을 여성에 비유한 것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봄은 처녀처럼 부드럽고 아름답습니다. 여름은 어머니처럼 풍성하고, 가을은 미망인처럼 쓸쓸하고, 겨울은 계모처럼 쌀쌀맞다는 뜻입니다.


성큼 겨울이 다가왔습니다. 이제 달력도 마지막 한 장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무성한 나무도 옷을 벗고 단풍으로 물들었던 잎새들을 떠나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들도 언젠가는 떠날 때가 오는데, 마지막을 생각하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신앙의 태도를 ‘종말론적인 삶’이라고 부릅니다.
‘칼 바르트’라는 신학자는 “철저하게 종말론적이 아닌 것은 철저하게 기독교 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할 만큼 모든 시대에 걸쳐 신앙인들은 항상 마지막 순간에 전능하신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설 것을 인식하며서 살아갔습니다.


우리는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후회 없이 사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이 또한 현실입니다. “청년은 과오를 범하고, 장년은 싸우고, 노년은 후회한다”고 영국의 유명한 수상 ‘디즈레일리’는 말했습니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인생이 다 흘러 간 다음에야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배웁니다. 그 때 가서 알 수 있는 것을 지금 아는 것이 바로 지혜로운 삶입니다. 삶의 비극은 인생이 너무 짧다는게 아니라, 정말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너무 늦게 깨닫는 다는 것입니다. 죽음은 삶의 가장 큰 상실이 아닙니다. 삶의 의미는 죽음의 의미를 앎으로써 비로소 알 수 있습니다.


죽음학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알폰스 디캔박사는 “죽음을 교육하는 것이 바로 인생을 교육하는 것”(Death education is life education)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3년이래 우리 사회에서도 ‘웰빙문화’가 일어나면서 ‘웰 다잉 웰 엔딩’에 대한 관심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가르쳐주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모든 날들을 최선을 다해 살라는 것, 그리고 지금 이순간을 소중하게 살라는 것입니다.


청년시절에 제 마음을 사로잡았던 인생의 중요한 교훈 중 하나는 탈무드에 나오는 ‘오늘 하루를 내 인생의 마지막날인 동시에 최초의 날인 것 처럼 살아라’였습니다. 의학을 전공하고 시카고의 한 병원에서 근무했던 ‘엘리자베스 퀴블러스 로스’는 2004년 78세로 눈을 감기전에 ‘인생수업’을 마지막 저술로 남기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내가 죽지 않은 것은 삶으로부터 마지막 배움(Lesson)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 배움은 삶의 궁극적인 진리, 삶 자체의 비밀에 관한 것이다. 죽음과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 관해서가 아니라 삶과 살아가는 일에 관해서”라고 했습니다.

 

퀴블러 로스는 ‘인생수업’에서 배워야할 과목을 10가지 주제로 설명했는데 맨 마지막 열 번째 수업은 “살고, 사랑하고, 웃어라”(live, love, laugh)입니다. 예수님의 수제자 베드로는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왔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해 기도하라. 무엇보다도 열심으로 서로 사랑할찌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베드로전서4:7-8)고 말씀하므로 우리가 마지막으로 배워야 할 인생의 레슨은 기도와 사랑과 용서임을 강조합니다.
사람들이 죽기전에 후회하는 세가지는 ‘좀 더 참을걸’ ‘좀 더 베풀걸’ 그리고 ‘좀 더 즐길 걸’ 왜 그렇게 아등바등 하면서 여유없이 살아왔는지를 후회한다고 합니다. 후회없이 한해를 마감하시는 축복된 삶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