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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삶- 황재국목사(안산호수중앙교회)]희망의 발견

2006년 한 해가 저물어 가면서 최근 한국사회가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달라진 사회 과학적 현상 두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자살률의 급격한 증가이며, 또 하나는 해외 이민 신청자의 증가입니다. 가족이 다 가지 못하는 경우에는 ‘조기 유학’이라는 명목으로 가족들을 다 해외로 내 보내는 케이스입니다. 소위 말하는 ‘기러기 아빠’ 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이 질문에 대해 전문가들의 해석은 거의 일치하는데 한 마디로 우리나라가 희망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람은 음식없이 40일, 물없이 3일, 공기없이 8분을 살 수 있지만 소망이 없이는 일분도 살기 어렵습니다.


영웅의 특징은 좀처럼 소망을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폴레옹은 “리더란 희망을 파는 상인”이라고 했습니다. 오늘 우리 사회의 문제는 국민들로 하여금 자꾸 미래의 소망을 포기하도록 만든다는 데 있습니다. 심리학자들이 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쥐를 독안에 넣고 빛을 완전히 차단한 후 먹을 것을 주지 않자 3분 후에 죽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같은 상황에서도 구멍을 뚫고 빛을 독안에 비췄더니 36시간이나 살았다고 합니다. 과학자들의 결론은 쥐의 죽음은 체력의 손실이 아니라 절망이라고 했습니다.


덴마크의 우수한 철인 키에르 케고르는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까지 말했습니다. 어느 시대나 힘들지 않았던 때는 별로 많지 않습니다. 다만 어두운 역사 한 가운데서도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지혜의 눈이 필요할 뿐입니다. 완전히 절망적인 역사도 없고 언제나 장밋빛 희망으로 가득했던 시대도 없습니다. 사건보다 중요한 것은 사건에 대한 해석이요, 반응인 것입니다.


유대인의 지혜를 모아놓은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어느날 ‘아키바’라는 랍비 한 사람이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당나귀와 개와 작은 램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밤의 장막이 내리자 아키바는 오두막 한 채를 발견하고 거기서 잠을 자려고 했지만 아직은 잠자리에 들기 이른 시간이므로 램프를 켜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후 바람이 휘익 불어서 램프의 불이 꺼지자 그는 할 수 없이 잠을 청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주인이 잠든 사이 이리가 와서 옆에 있던 개를 죽였습니다. 잇따라 사자가 나타나서 당나귀를 해치고 사라졌습니다. 아침이 되자 그는 간 밤에 개와 당나귀를 다 잃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절망하다가 램프만을 가지고 홀로 터벅터벅 출발했습니다.

 

이윽고 가까운 마을에 이르자 끔찍한 소식을 듣게 됩니다. 전날 밤 도적떼가 나타나서 마을을 약탈해 물건들을 훔쳐갔고 마을 사람들을 대부분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만약 램프가 꺼지지 않았다면 그는 먼저 도적에게 발견됐을지 모를 일입니다. 개가 살아있었다면 개 짖는 소리 때문에 도적에게 발견됐을 것입니다. 당나귀 역시 시끄럽게 울어댔을 것이 틀림 없습니다. 모든 것을 잃은 덕택에 그는 도적에게 발각되지 않고 목숨을 건지게 된 것입니다.


랍비는 크게 깨달은 바가 있었습니다. “인간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희망만은 잃어 버리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반드시 살 길이 열린다.” 살아 있는 한 우리는 절망하지 않는다는 ‘어네스트 새클턴’ 경의 리더십을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남극탐험에 도전했다가 실패했지만 부하대원 27명을 하나도 잃지 않고 영국을 떠난지 755일 만에 모두 살아서 돌아오는 기적같은 일을 해 냈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한 기회는 옵니다. 절망하지 않는 한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가 함게하는 생애는 끝없는 소망이요, 그가 없다면 끝없는 절망이다.-  러시아속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