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수용체 활동 억제…하루 4g 섭취도 위험
여성이 트랜스 지방 섭취를 조금만 늘려도 불임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학 보건대학원의 호르헤 차바로 박사는 영양학전문지 ‘임상영양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하루 칼로리 섭취량 가운데 트랜스 지방에서 오는 부분이 조금만 늘어도 불임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고했다.
차바로 박사는 ‘간호사건강조사(NHS)’ 참가자 중 결혼해서 임신을 원하고 있는 건강한 여성 1만8555명을 대상으로 9년에 걸쳐 실시한 조사 분석 결과, 탄수화물 대신 트랜스 지방에서 얻는 칼로리가 2% 늘면 불임위험이 73%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탄수화물이 아니고 오메가-6 다불포화지방산에서 섭취하는 칼로리 중 2%를 트랜스 지방으로 대체했을 때는 불임위험이 79%, 오메가-3 단불포화지방산에서 섭취하는 칼로리 중 2%를 트랜스 지방으로 바꾸었을 때는 2배 이상 각각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바로 박사는 “트랜스 지방 2%를 실질적인 양으로 환산해 보면 여성의 하루 칼로리 섭취량을 1800이라고 했을 때 불과 4g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이는 여성이 트랜스 지방 섭취를 조금만 늘려도 임신성공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바로 박사는 또 “트랜스 지방은 세포에서 염증, 포도당 대사, 인슐린 민감성에 관여하는 수용체의 활동을 억제한다”며 “이 수용체의 활동을 촉진하는 약이 불임의 원인이 되는 다낭성난소증후군(POS) 환자의 임신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감자칩 같은 튀긴 음식, 비스킷 등에 주로 많이 들어있는 트랜스 지방은 심장질환과 당뇨병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정미 기자 jmahn@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