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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삶/황재국 목사]망국병(亡國病)

중학교때 교과서에서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라는 안톤 슈낙의 수필이 기억납니다. 그런데 인도의 국민적 영웅 간디는 ‘나라를 망치게 하는 것들’이라는 글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첫번째로 꼽은 것이 ‘원칙없는 정치’입니다. 국민들이 지금 휘청거리고 있는 것은 기준이 없는 정치 현실과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모습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윤리없는 기업’입니다. 사람들은 돈벌기 위해서 사업을 하지만 그렇다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만 벌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돈을 벌어도 지켜야할 윤리가 있고 사회적인 책무가 있는 것입니다. ‘상도’의 주인공 ‘임상옥’은 “장사는 이익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셋째는 ‘노동없는 부’입니다. 땀을 흘려서 버는 돈을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공짜로 버는 걸 좋아하고, 공짜로 출세해 가는 사회는 희망이 없습니다. 복권이라는 것이 있습니다만 복권당첨돼서 잘되는 사람은 드뭅니다. 넷째가 ‘인격없는 교육’입니다. 참다운 교육은 차가운 두뇌만이 아니라 따뜻한 가슴을 기르는 것입니다. 성품이 결여된 지식이란 얍삽빠른 악마를 양산하는 격이 됩니다. 다섯번째가 ‘인간성 없는 과학’입니다. 과학의 존재이유는 인간이 보다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하는 데 있습니다. 그런 과학이 개발을 앞세워 가며 생활 환경을 심하게 오염시켜가고 있습니다. 여섯 번째가 ‘양심없는 쾌락’입니다. 쾌락에 죄가 있는게 아닙니다. 양심이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사방에 굶는 사람이 있는대도 불구하고 남이야 죽든 말든 나만 즐기는 것입니다. 그것은 정신적 쾌락이 아니라 저속한 쾌락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간디와 같이 금욕생활을 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 정도가 심하게 벗어날 때 사회는 필연적으로 타락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 일곱번째로 ‘희망없는 신앙’입니다. 이것은 신앙인들이 겉으로만 희생의 미덕을 노래할 뿐 자기 희생정신을 망각한 위선을 꾸짖는 말이라 보여집니다. 이러한 7가지 죄악은 간디가 1930년경 인도의 현실을 두고 한 말인데 오늘 날 우리의 병든 자화상을 들여다 보는 느낌이 듭니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감을 갖게 하는 오명의 이미지를 벗어나야 합니다.

 


현재 한국이 가지고 있는 7가지 오명 공화국의 내막을 살펴 보면 ① 도박공화국-1년에 12조원이 허비되고 있습니다. 전국에 서점은 2700개 정도인데 도박장은 1만5000개나 됩니다. ② 마약공화국-이제는 연예인 뿐만 아니라 주부, 대학생층까지 파고 들고 있습니다. ③음주공화국- 폭탄주가 유행하는 한국은 이제 서로에게 술을 권하는 사회가 돼가고 있습니다. 한 해 10조원 규모의 소비시장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④ 음란공화국-러브호텔 짓는데 17조원이 대출됐고 주택가 속으로 이제는 버젓이 들어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⑤폭력공화국 -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운 사회, 학원폭력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조폭영화가 인기를 끕니다. ⑥ 낙태공화국-신생아 1명이 태어 날 때 2.5명의 아기들이 낙태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끔찍한 현실입니다. 또한 자녀를 낳지 않는 관계로 저출산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⑦ 부패공화국- 많이 나아졌다고 하나 아직도 부정부패가 음성적으로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이런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참된 의인들이 많이 나타나야 합니다. 그 중에 지난 27일 테러에 의해 고귀한 생명을 잃은 故 윤장호병장은 미국 유학중에도 불구하고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복무하던 중 안타깝게 전사하게 됐습니다. 똑똑한 한 젊은이의 희생이 우리사회에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고인의 유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