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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삶/황재국 목사]사랑의 상처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는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면서 사랑을 표현하는 날이라면 3월 14일 화이트데이는 반대로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을 주면서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라고 합니다. 화이트데이는 1958년 일본의 유명한 제과회사에서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순수해야할 사랑이 얄팍한 상술에 이용되는 것이 씁쓸하지만 그래도 사랑한다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휴먼슈타인’이라는 시인은 노래하기를 “종은 울릴 때까지 종이 아니며 노래는 불러질 때까지 노래가 아니고 사랑은 고백할 때까지 사랑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한 때 대학생들에게 재미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정말 멋지고 옷 잘입고 잘생긴 남학생이, 보기에도 민망하리 만큼 못생긴 여학생과 데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본 학생들이 이렇게 수근거렸습니다. “저 여자애 아버지가 재벌인가봐!” 잠시 후 정반대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대단히 예쁘게 생긴 여학생이 자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한 못생긴 남학생과 데이트를 합니다. 그러자 학생들은 이렇게 수근거렸습니다. “저 남학생 사법고시에 붙었나봐.” 그리고 정말 잘생긴 남학생과 예쁜 여학생이 같이 다니면 잘 어울린다고, 진짜로 못생긴 남학생과 잘 생기지 못한 여학생이 함께 다니면 그제서야 “쟤네들 사랑하는가봐!” 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때로는 사람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 사람의 상황과 조건을 더 사랑하기 때문에 그 조건과 상황이 변하게 될 때, 그 사랑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맙니다. 신앙의 세계에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을 더 사랑하고 집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라고 하는 책을 써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리챠드 칼슨’박사가 그 이후에 “Don’t sweat the small stuff in love"라고 하는 책을 썼습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사랑은 사소한 일에도 상처를 입는다”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사랑이라는 것은 인간관계입니다. 좁혀서 말하면 두 사람의 관계이며, 더구나 부부관계는 두 인격의 만남입니다. 이 사랑속에는 오묘한 것이 있는데 큰 일에 대해서는 문제가 생기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아파서 병원에 가게 되면 남편이건 아내건 다 하나가 됩니다. 그를 위해 기도하고 애쓰며 두 사람의 사랑은 하나가 됩니다.

 

사업에 실패하는 엄청난 도전이 올 때에도 사랑은 여전히 하나가 됩니다. 즉 큰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사소한 일로 상처를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TV채널을 선택하는 일로 남편과 아내가 서로 다툽니다. 때로는 “왜 치약을 끝에서 부터 짜지 않고 중간부터 눌러쓰느냐”며 서로 한 마디씩 하면서 마음을 상하게 합니다. 작은 말 한 마디가 오래동안 지워지지 않는 마음의 상처로 남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정사역자 중 한 사람이 “입술의 30초가 가슴의 30년이 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보통 연애할 때는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없이는 못살아.” 그런데 막상 결혼하고 나면 “너 때문에 못살아.”요즘 젊은이들이 쉽게 만나서 쉽게 헤어지는 것을 보면서 이런 말들을 합니다. “결혼하게 되는 것은 판단력 부족이고, 이혼하게 된 것은 인내심 부족이고, 재혼하는 것은 기억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라고….” 그대 없이는 못살아 라는 첫사랑의 회복이 가정에서나 교회에서 절실히 요청되는 계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