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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이제, 임프란트 이야기는 그만!/한수부

1994년 12월에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치주과에서 전공의들이 임프란트 시술을 시작했다.
전공의들의 수술에 우려하는 교수님들도 많았지만 그들은 오랜 기간 동안 문헌고찰과 학술회, 그리고 연수회 참석 등으로 이미 준비가 잘 돼 있었다. 시작 전에 그들에게 임프란트 술식도 SRP, FLAP OPERATION, MUCOGINGIVAL SURGERY처럼 치주과에서 행해지는 모든 치료 행위 중의 하나임을 강조하고 임프란트 시술이 10% 이상이 되지 않도록 단단히 주의시켰다.


그러나 그들은 호기심이 많은 젊은이들 인지라 임프란트 시술에 금방 푹 빠져버렸다. 그리고 치주과의 진료수입도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학생들에게도 인기있는 과가 됐다. 나는 그당시에 그들의 임프란트 술식 행위가 10%를 넘지 못하도록 엄히 제지 하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다.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치료결과를 밤 늦게까지 토론하던 MUCOGINGIVAL SURGERY나 GTR 시술이 현저히 줄어들었고, 지금도 그 상황은 조금도 개선되고 있지 않다. 이와같은 현상은 대학 내부의 문제에서 비롯하기도 했지만, 외부의 과열현상이 젊은 전공의들을 더욱더 임프란트로 몰두하게 하는 것 같다.


오늘날 치과계 신문이나 잡지들을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임프란트 광고나 연수회로 도배(?)돼 있는 느낌이다. 문외한들이 보면 치과 진료는 임프란트 밖에 없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임프란트에 관한 이야기는 지금까지 지날칠 정도로 해온 것 같다. 이제 그 열기는 식히고, 모든 치료에 최선을 다하는 원래의 우리들 모습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충치치료, 근관치료, 치근활택술, 치주판막술, 국소의치, 그리고 총의치 등 무엇하나 중요하지 않는 치료가 없다. 환자들을 위해서는 모든 분야의 치료가 골고루 발전되고 향상돼야 한다. 임프란트 이야기만 하다보면 다른 치료는 할 줄 모르는 치과의사들을 양산할 것 같은 걱정이 든다. 특히 외과, 치주 그리고 보철치료는 임프란트를 시술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숙달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임프란트 치료를 잘 할 수 없다.


모든 치과의사들이 임프란트에만 관심이 있는 듯한 치과계 신문들의 편집에도 문제가 있다.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보았을때 어떤 생각이 들까? 대부분의 치과계 신문들은 재정상 임프란트 광고 수입에 많이 의존해야 하지만, 공익 신문인 치의신보는 임프란트에 관한 광고나 기사를 이제부터 자제해 주었으면 한다. 임프란트는 누구나 다 할 수 있어야 하는 술식이다. 그러나 치과병원 운영을 임프란트에만 의존할려고 한다면 윤리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과잉치료가 필연적으로 따르게 된다. 무엇이든지 과하면 화를 자초한다. 치과의사들이나 임프란트 업체 둘다 어려움에 빠지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한수부
서울대학교 치의학 전문대학원
치주과학교실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