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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행문]에베레스트 B.C. 트레킹(2)

눈앞에 펼쳐진 자연의 위대함 “탄성 절로”


<1542호에 이어 계속>


5일째, 데보체 출발. 탕보체부터 음지라 눈이 발목까지 빠질 정도로 쌓여 있었다. 눈이 다져진 길 옆으로 잘못 디디면 발 빼기도 힘들 정도였다. 30여분 걸어 출렁다리를 건너니 양지 쪽이라 눈이 녹아 걷기는 쉬우나 고도가 높아지면서 걸음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팡보체(3930m)에 도착. 곰파에 들러 우리들의 무사산행을 기원. 팡보체에서부터 계곡을 끼고 걸으며 아마다불람, 탕보체 등 6000m급 고봉을 감상하며 걸었다. 소마레에서 중식, 이곳이 어린이와 여자가 사는 민가가 있는 마지막 마을 같다.


이곳부터는 강물소리도 끝나고 경사는 심하지 않으나 바람이 세고 고도가 높아 걷기 힘들었다. 넓게 트이는 시야에 하얀 눈발이 펼쳐지고 산이나 계곡에도 나무나 숲이 자생하지 않는 고도 4000m지역으로 들어섰다. 능선에 올라서니 페리체마을이 보인다. 오후 4시 페리체(4243m)도착. 8시간 산행이었다.
6일째, 고소적응을 위해 쉬는날. 그냥 쉬는게 아니라 롯지의 앞산으로 고소적응을 위해 9시 출발, 딩보체와 페라체사이의 해발 4900m 능선을 올랐다. 날이맑으면 로체남벽과 임자체(6189m)를 감상할 수 있다는데, 오늘은 구름이 많이 끼었다. 눈이 쌓여 있고 사람이 다닌 흔적도 없어 돌로 표시된 길을 걸었다. 구름이 많이 끼고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12시경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해 4800m 높이에서 하산. 한시반에 롯지 도착. 오후내내 눈이 내렸다. 내일 산행이 걱정이다. 페리체부터는 난로용 연료가 야크똥이다. 화력은 생각보다 센데 연료를 넣을 때마다 먼지가 많아 괴로웠다. 그것도 귀한지 9시전에 꺼버렸다.
저녁식사는 7시에, 9시 취침이 일반화 됐다. 우리가 방으로 들어가고 나면 식당은 세르파와 쿡들의 잠자리로 변했다. 식당 창문쪽으로 빙 둘러 붙박이 의자를 만들어 놓아 잠자리겸으로 만들어 놓았다.


7일째, 아침은 맑게 개었다. 그러나 바람이 심하게 불고 차가웠다. 눈이 덮히지 않았다면 시커먼 돌과 바위로 덮혔을 평원을 1시간반 정도 걷고 그 이후부터는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이였다. 경사가 심하고 고도가 높아 숨이 가쁘고 보폭이 줄어들고 쉬는 횟수가 잦아졌다. 페리체 출발 3시간만에 투크라 도착. 점심식사후 쿡들이 짐을 싸 출발할때까지 해바라기 하며 쉬었다. 언제나 다음 식사준비를 위해 우리보다 식사팀이 먼저 출발하는 것이 관례였다.


루크라 출발 30여분후 쉬면서 뒤돌아본 우리들의 눈앞에 펼쳐진 장관에 일행들은 입을 다물줄 몰랐다.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눈덮인 7000m급 봉우리들이 우뚝 솟아 있었다. 자연의 위대함이여! 계속 오르막길이 한시간 정도. 쿰부 빙하의 끝자락에 올라섰다. 고개에는 죽은 세르파들을 기념하기 위해 초르텐 이라는 비석들을 많이 세워 놓았다.


앞으로 가는 길은 쿤부 빙하지역이고 경사는 없으나 고도로 걷기가 힘들고 쌓인 눈으로 길을 조금만 벗어나도 푹 빠져 발빼기가 힘들 정도다. 멀리 푸모리능선이 보이고 그 아래쪽에 내일 올라갈 칼라 파트르를 보고는 모두들 탄성을 질러댄다. 로부체(4910m) 도착 4시. 오늘은 8시간 산행이다.
8일째, 지난 며칠간 오후에는 구름낀날이 많았으므로 칼라 파타르 산행에서 구름으로 인해 에베레스트 전망을 못볼것을 염려해 새벽에 출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밤에 고소증으로 한숨도 못잤다. 옷을 전부 끼어 입고 침낭에 들었는데도 온몸이 떨리고 추워 보온병 물을 계속 들이켰다.

 

평소와 같은 숨을 쉬다가도 나도 모르게 심호흡을 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때는 횡경막이 폐에 와 닿는 것을 느낄 정도였다. 그래서 잠자는 것을 포기하고 심호흡을 계속했다. 티벳에서 또 킬리만자로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었다. 5시 기상해 식당에 가니 일행 모두가 잠을 못자고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단다. 한명은 당장 하산하겠단다.

 

지금까지의 고소증상으로는 두통, 소화불량, 식욕감퇴와 걸을 때 숨가쁜 정도였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