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6 (수)

  • 맑음동두천 26.6℃
  • 맑음강릉 26.9℃
  • 맑음서울 28.2℃
  • 맑음대전 27.9℃
  • 구름많음대구 27.7℃
  • 구름조금울산 23.6℃
  • 구름많음광주 27.2℃
  • 구름많음부산 23.1℃
  • 맑음고창 25.6℃
  • 흐림제주 23.0℃
  • 맑음강화 23.7℃
  • 맑음보은 27.1℃
  • 구름조금금산 27.8℃
  • 구름많음강진군 25.1℃
  • 구름많음경주시 26.5℃
  • 구름많음거제 22.7℃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종교칼럼 삶/황재국 목사]가정의 회복

내신에도 등급이 있듯이 아들을 3등급으로 나눈다면 “1등급 아들은 공부 잘 하는 아들이고, 2등급 아들은 착하기만 한 아들이며, 3등급 아들은 자기 아비를 닮은 놈”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의 교육·문화적 특성을 잘 드러냅니다.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공부 잘하고 말 잘 듣는 아이를 이상적인 자녀로 여기는 경향이 강합니다.

 

말로는 개구장이라도 좋으니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하지만 내심은 학교성적에 따라 모든 것을 평가합니다. 유대인들은 아이들에게 어른의 기준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대신 아이가 어떤 부분에 흥미를 가지는지, 어느 분야에서 창의력을 보이는지, 그리고 얼마만큼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지에 우선순위를 두고 주의 깊게 관찰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와 끊임없는 대화를 나눈다고 합니다.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인간은 가정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가장 오랫동안 가정에서 자라게 됩니다. 가정에서 성장하게 돼 또 하나의 새로운 가정을 이뤄서 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존 러스킨’이라는 사람은 “세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가 아니라 가정의 역사이다.”라고 했습니다. 소련이 붕괴된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는 이데올로기의 문제 이전에 소련의 가정이 붕괴됐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가정에, 인생이 갖는 중요한 의미 3가지가 들어 있습니다.

 

첫 번째로 가정은 자식을 낳아서 키우는 양육처입니다. 가정에서만이 어린이를 탄생 시켜서 양육합니다.

 

두 번째로 가정은 지식을 기르는 교육처입니다. 최초의 교육의 장이 가정입니다. 세번째로 서로 믿고 사랑하는 안식처가 가정입니다. 어린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키우는 어머니의 무릎이 인생의 최초 교육장입니다. 자녀들을 위해 하는 아버지의 말씀이 최초의 교과서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가정에서 부터 제대로 인성교육이 되지 못한 채 지식위주의 교육에만 매달릴 때 앞으로 제2의, 제3의 조승희와 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21세기의 가장 큰 위기는 정치, 경제의 위기가 아닌 가정의 위기입니다. 중국 속담에 “흔들리는 둥지에 성한 알이 없다.”고 하는데 가정이 회복돼야 사회적 성공도 의미가 있게 됩니다. 독일의 작가 ‘괴테’는 “왕이든 군인이든, 시인이든 농부든, 어느 누구라도 가정에서 행복을 찾지 못한다면 행복을 찾을 수 없다”라고 단정지어 말했습니다.

 

가끔 TV 개그 프로그램 가운데 ‘대화가 필요합니다’를 보면서 오늘의 가정들이 행복한 가정이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첫째는 가족끼리 만나는 시간이 많아야 합니다. 내외간도 자꾸 만나야 행복합니다. 우리나라 유명한 식당에 가보면 점심시간에는 엄마들 뿐이고 저녁에는 아빠들 천지입니다. 함께 모여 식탁을 나누기도 힘든 현실입니다. 두 번째로 대화 시간이 늘어야 합니다. 자녀와 대화 할 시간이 너무 없는 가정이 많습니다. 아빠가 하숙생으로 전락해 버리고 대화에 익숙하지 않아 대화는 (대) 놓고 (화)내는 것으로 끝나 버립니다. 대화가 회복돼야 관계가 회복됩니다. 세번째는 가정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아야 합니다. 웃음 소리와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정이 건강한 가정이요, 행복한 가정입니다. 왜냐하면 웃음은 감정이 아니라 세계관이기 때문입니다. 유대인에게 있어 유머가 가장 꽃핀 시기는 2차 세계대전 후 핍박과 고난의 시대였다고 합니다. 계절의 여왕 5월에 가정이 모두 건강하게 회복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