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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행문/에베레스트 B.C. 트레킹(1) 김정균 치협 고문, 김정균치과의원 원장]내 생애 첫 12일간 트레킹…위대한 히말라야 산신이여!


<1544호에 이어 계속>

 

죽으로 배를 채우고 헤드랜튼을 켜고 출발. 쿰부빙하위로 난 비교적 평탄한 길이나 눈밭이라 길의 구분이 힘들어 여러번 헛 뒤뎠다. 출발 한 시간후 날이 맑아 걷기가 한결 낫다. 출발시간 1시간30분후 오르막 길이 나타나고 빙하가 퇴적돼 형성된 모래인 지역으로 걸었다. 낮은 경사에도 숨이 차고 쉬기를 계속했다. 앞서간 일행이 지척인데도 따라잡기가 그렇게 힘들었다. 3시간 산행후 고락셉(5170m)에 도착. 라면으로 아침식사후 9시 칼라 파타르로 향해 출발했다.


눈 덮인 흰모래 밭을 지나 산비탈로 비스듬히 오르는데 여간 힘든게 아니다. 롯지에서는 바로 앞에 보이는데 칼라파타르 봉우리는 그 뒤쪽에 있었다. 날씨는 맑고 바람이 세찼다. 한 시간 정도 올라가니 정상이 보이는데 영 줄어들지 않았다. 양지라 눈이 녹아 질퍽거리고 걷기 힘들어하니 세르파가 내 배낭을 뺏어간다. 무게가 없어도 벗으니 조금 낫다. 숨을 코와 입으로 쉬니 목이 말라 계속 물을 마셔야 하는데 보온병 뚜껑 열기도 귀찮았다. 세르파가 부어 주는 물을 마시고 뚜껑도 닫게 했다. 앞서간 일행은 정상에 바람이 너무 세서 춥다며 하산하면서 바로 코앞인 것 같은데 30분은 걸릴테니 천천히 갔다 오란다. 계속 오르다 뒤돌아보니 시커맣게 에베레스트 위용이 눈에 들어오고 베이스캠프의 아이스폴이 눈에 들어 왔다. 고락셉 출발 2시간만에 칼라 파트르 (5550m)정상에 도착. 바람이 차고 햇빛이 강렬하고 온 천지가 눈이니 선그라스가 없으면 실명에 걸리기 쉽겠다.
추워 오래 머물 수 없어 도착을 기다리던 세르파가 기념촬영을 해주어 추워서 하산을 서둘렀다. 하산시간은 1시간, 오늘 산행은 6시간.


9일째, 제일 마지막 산장, 고락셉(5140m)에서의 밤도 고소증에 시달렸다. 일행중 3명이 칼라파트르 등정후 로부체로 하산 했는데 나도 갈걸 그랬나 후회가 들기도 했다. 숨이 너무 가파 맥박을 재어보았다. 너무 빨리 뛰어 깜작 놀랐다. 고산지대니 당연하지 하며 위로했다. 카투만두까지는 아직 5일이 남았는데, 찬공기를 너무 마셔 코속이 헐고 입술이 부러트고 목이 쉬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몸 상태가 조금 낫다. 베이스캠프로 향해 8시 롯지 출발, 보통때는 모래밭이라는데 지금은 눈덮힌 설원을 지나서는 푸모리 능선이 드리워진 산 끝자락에 펼쳐진 쿰부빙하의 위쪽으로 능선을 건너 가는 길이 지루하게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올라가는 길이었다. 2시간 반쯤 가다가 고소증으로 되돌아가는 일행을 따라 골락셉으로 귀한. 아직 철이 빨라 에베레스트 정상공격을 준비하는 팀들이 한팀도 없는 눈덮힌 베이스캠프였다. 점심식사후 로부체로 하산. 오늘은 6시간 산행.


10일째, 지난밤은 힘들긴 해도 그런대로 지낼만했다. 칼라 파트르 5550m에서 로부체 4910m이니 고도가 600m나 낮아졌으니까 그럴만하지. 로부체산장 식당에는 고소증으로 죽지말라는 경귀를 누군가가 써 놓았다. 고소증상이 심하면 하산했다가 하루나 이틀후 다시 올라오라는 충고였다. 바로 지금 혼자온 일본인 젊은이가 고생하고 있었다.
로부체에서 9시 출발해 페리체 11시 도착. 이른 점심식사후 계속 하산. 오후에는 눈이 조금씩 내렸으나 올라 올때보다 쌓인 눈이 많이 녹아 걷기가 한결 수월했다. 민가가 있는 마지막 동네 소마레를 지나 팡보체에 3시 30분에 도착. 오늘 산행은 6시간 30분. 눈이 계속 내리고 내일 일정이 걱정이지만 모두 목적을 무사히 달성했다는 기분에 식사때 술이 한순배 돌았다.


11일째, 아침은 맑게 개이고 지난밤에 내린 눈은 발등이 빠질 정도의 적설량이나, 올라 올때의 쌓였던 눈은 다 녹아 걷기가 편하다. 올라갈때 묵었던 데보체를 지나 20여분 오르니 탕보체. 탕보체에서 뒤돌아보니 에베레스트, 롯체, 눕체, 아마다블람 등 고봉들이 휜눈에 덮혀 평생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풍기댕가를 지나 오르막에 있는 조사나에서 점심식사후 계속 오르막길, 해발 3780m인 쿰중에 도착. 이 곳은 에베레스트 첫 등정자인 힐러리가 세운 히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