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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의사 - 환자간 커뮤니케이션의 현황과 문제점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회장 유형준)가 지난해 발족한 가운데 의사와 환자 간의 의료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설득력을 갖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학회를 통해 의사와 환자 간의 의료커뮤니케이션의 현황과 문제점을 중심으로 3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주>


우리나라는 그 동안 전세계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다. 무역 규모나 경제 발전은 물론 각종 스포츠 경기 성적으로도 세계 10위권의 놀라운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의료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로 의학도 엄청난 발전을 해서 이미, 세계적인 규모의 병원과 진료 설비 그리고 선진국에 비해 뒤지지 않는 뛰어난 진료 성적을 내고 있다. 그리고 일부 분야에서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배우러 올 정도로 학문적인 성취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우수한 의료 서비스를 외국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저렴한 비용으로 공급받는 것이 우리의 의료체계이며, 이 것이 가능한 것은 저수가 임에도 불구하고 헌신적으로 노력한 의사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과 어려운 생활 기반에도 불구하고 헌신적인 노력으로 우수한 의료 서비스를 하는 의사들은 분명 존경 받아야 할 존재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존경은 고사하고 싸늘한 냉소만이 돌아오는 것 또한 엄연한 우리의 현실이다. 일반인들의 의사에 대한 이미지는 “나도 열심히 살 만큼 살았는데 의사만 많은 돈을 번다” 또는 “조금 많이 안다고 환자가 뭐라고 하면 냉소적인 표정을 짓거나 무시한다”, “전문 용어를 섞어 알아들을 수 없다” 그리고 “어렵게 큰 병원에 갔는데 한 마디도 설명하지 않더라” 등으로 주로 부정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주목할만한 점은 대부분의 환자들의 불평이 진료의 내용이나 질보다는 의사의 설명이나 태도에 기인한다는 점이다. 즉, 의사와 환자간의 소통의 문제가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무엇이 어떻게 잘못 됐는지에 대한 성찰을 먼저 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우선 가장 큰 문제점은 저수가로 인한 진료시간의 제약이다. 우리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저수가에 기반한 전국민 의료보험 제도이기 때문에 선진국처럼 환자 한 명당 15분에서 30분 정도의 대화의 시간을 할애해 환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현실적으로 설명의 시간을 아껴서 진단 및 치료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 결과 많은 의사로 하여금 환자의 과거 병력을 충분히 청취하지 못함으로써 진단의 오류를 낳기도 하며 환자와 의사의 신뢰를 형성하는데도 많은 어려움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권위주의의 붕괴로 인한 사회적인 변화이다. 사회 전반에 걸친 민주화는 긍정적인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권위적인 태도와 전문적인 지식에 기반을 둔 권위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 의사와 같은 전문직의 설명에 대한 신뢰가 과거에 비해 현저히 감소했다. 반면에 의사들은 과거의 권위주의적인 태도를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이로 인한 괴리가 갈등을 불러오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로 의료 분쟁의 증가는 의사들로 하여금 방어적인 진료를 유발하게 되면서 환자와의 진솔한 대화보다는 향 후 발생할 수도 있는 의료 분쟁을 염두에 둔 설명을 하게 되는데 이는 우리보다 오히려 선진국에서 더 심각한 실정이다.
네 번째로 인터넷을 포함한 다양한 경로를 통한 의료정보의 개방화이다. 과거에는 의료정보를 의사가 독점했으나 지금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너무 많은 정보가 공급되고 있으며, 많은 경우 부적절한(mis-information) 정보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인 환자는 쉽게 의사의 설명에 납득하지 못게 되며, 이는 여러 논문에서 입증되고 있다.


다섯 번째로 일반 대중의 건강에의 요구(Well-being) 증가는 단순히 치료에 대한 설명 외에도 생활 습관이나 음식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의사가 해주기를 원하고 있다. 실제 많은 병원에서 상세한 설명을 인쇄물로 준비해 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