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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삶/황재국 목사]피스메이커

한국사람들은 보통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주로 “진지를 잡수셨어요?” 라고 인사를 했습니다. 이는 보릿고개를 넘기느라 겪는 배고픔과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인사말이었던 듯 합니다. 어쩌면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도 안녕 할 수 없었던 우리민족의 과거사를 반영하는 인사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우리처럼 그 시대 형편을 반영하는 인사말을 가진 민족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스라엘 민족입니다. 그들은 예수님 당시나 지금이나 똑 같이 “샬롬”(당신에게 평안이 있기를)이라는 인사를 주고 받습니다. 끊임없이 외세의 침략을 받으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이스라엘에게 평화는 민족의 한이자 열망이었을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은 ‘평화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지명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칼 하게도 예루살렘 만큼 전쟁의 참화를 여러번 경험한 도시도 드뭅니다. 예수살렘은 지금까지 20번 이상 무력에 의해 주인이 바뀌는 운명을 겪었고, 과거에는 거의 10번이나 도시가 완전히 파괴되는 아픔을 맛보아야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평안’이라는 뜻도 ‘평화의 도시’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중세의 어느 수도원에 낯선 사람 하나가 기웃거리면서 문을 노크하고 있었습니다. 수도사가 나와서 물었습니다. “당신은 누구를 찾습니까?” 이때 이 낯선 나그네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평화를 찾습니다.” 이 사람이 바로 ‘신곡’의 작가 ‘단테’였습니다.

 

평화는 단테 한 사람만의 열망이 아닙니다. 인류를 살아왔던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공통적으로 자리잡은 염원이기도 합니다. 알래스카의 에스키모인들은 ‘평화’란 ‘원수를 친구로 삼는 것’이라고 해석을 합니다. 이것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기도 합니다.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마태복음5: 9) 이 말씀을 바꾸면 “분쟁을 일삼은 자는 마귀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게 되리라.”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즉 세상에는 평화를 만드는 사람(Peace-maker)과 불화를 만드는 사람(Trauble-maker)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천로역정’의 작가 ‘존 번연’이 말하기를 “이상하다, 이해할 수 없다 하는 것이 하나있다. 마귀와 더불어 대적해야 할 교회와 성도들이 자기네들끼리 싸우는 구나.” 분쟁은 너를 죽이고 결국엔 나도 죽는 독약과도 같습니다. 부부간에도 화평이면 ‘님’ 이 되는 글자가 화평이 깨지고 나면 ‘남’이 됩니다.

 

 사람의 관계를 깨뜨리는 것이 ‘오해’라면 깨어진 관계를 다리 놓는 것이 바로‘이해’입니다. 사람은 오해 때문에 죽기도 하고 이해하기 때문에 살기도 합니다. 이해로 향해 가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려도, 오해로 가는 길은 순신간에 이뤄집니다. 한 시인은 “현대인들은 필요한 다리는 놓지 않고 아직도 벽을 쌓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고 개탄했습니다. 이 땅에는 아직도 무너질 낌새가 보이지 않는 남북한의 분단의 장벽, 정치의 계절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지방색의 벽, 보수와 진보사이의 이념의 벽, 그리고 세대차이의 벽과 가진자와 못 가진자의 벽이 점점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선거철이 가까와 지면서 근거없이 비방, 폭로,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죄인된 우리의 손과 하나님의 손을 연결하고 맺어주는 피스메이커로 자신의 삶을 마감했습니다. 어떤 이가 현대인의 성공비결로 3P를 꼽았습니다. 첫째는 Power 능력, 전문성입니다. 둘째는 Patience 인내심, 즉 지구력입니다. 셋째는 Peace 즉 마음의 평안입니다. 지금은 피스메이커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평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