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를 전이시키는 주범이 골수줄기세포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암 연구가인 카트 아니 박사가 골수줄기세포인 중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cell)와 암세포가 섞이면서 발생한 유전자변이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이동한다고 밝힌 것으로 BBC가 지난 3일 전했다.
중간엽줄기세포는 새로운 뼈, 지방, 연골, 근육을 만들어 내는 모세포로 몸에 상처가 생긴 곳으로 이동해 상처의 회복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니 박사와 영국의 암 전문가들은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쥐들에게 유방암 세포를 중간엽줄기세포와 섞어 주입한 결과 그렇지 않았을 때에 비해 폐로 이동하는 암세포가 7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시험관실험에서 중간엽줄기세포가 만들어 내는 ‘사이토킨 CCL5’라는 화학물질이 유방암세포가 혈관을 통해 전이되는 것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연구진은 “암세포가 중간엽줄기세포와 섞이면 유전자변화를 일으키면서 다른 부위로 이동하지만 이동이 완료되면 원래의 유전자 상태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암세포를 전이시키는 핵심 유전자를 잡아내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를 차단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내기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아니 박사는 “이 연구가 암세포만이 암으로 발병하지 않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중간엽줄기세포와 암세포가 섞여 유전자변화를 일으킨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쥐실험을 통해 밝혀진 이번 연구가 인간에게 완벽히 적용되려면 더 많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래 기자 KJL@k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