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장 썰렁·관련 제품 판매 감소
향후 전망엔 ‘낙관론·위기론’ 엇갈려
지난달 중순 비가 내리는 주말 오후에 방문한 한 세미나장 내부는 썰렁했다. 보톡스, 필러를 핵심주제로 다루고 있는 이 세미나에는 지난해 연말만 해도 매회 100여명 전후의 사람들이 몰렸지만 이날은 20여명에 불과했다. 같은 회사가 지난달 개최한 세미나에서는 이보다 더 적은 인원이 세미나장을 찾았었고 역시 지난달 하순께 열린 타 업체 ‘동종’ 세미나에서는 불과 10여명의 개원의만 자리를 지켰다. 지난 한해 잘 나갔던 치과미용 세미나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치과 개원가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한 ‘제3의 길’로 각광받던 치과 미용술식 관련 시장이 지난해까지의 급성장을 이어가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양상이 관련 세미나에 대한 참여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대안 마련을 위한 주최 측의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다.
최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미용술식 관련 제품의 판매 실적은 정체 혹은 약간 감소 상태다. 무엇보다 지난해 하반기 정점 당시 장밋빛 전망이 잇따르면서 단숨에 기존 세미나 시장을 따라잡을 것 같은 기세가 현저히 수그러든 상황이라는데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 같은 현황분석과는 달리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론’과 ‘위기론’이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특히 현재 치과 미용술식 세미나의 ‘위기’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첫째, 대중적 술식으로서의 검증이 아직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이미 충분한 저변을 확보한 임플랜트나 심미 술식과 같은 중·단기적 신뢰감을 형성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회의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주요 연자로 활약하고 있는 A 원장은 “일단 현장에서 강의를 듣는 수강자들의 반응 자체는 아주 좋지만 이들이 치과 미용술식에 대한 ‘전도사’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 같지는 않다”며 소극적인 자세에 대해 언급했다. 입 밖으로 나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아직 기저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둘째, 기존 ‘시장’과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이다. 임플랜트 술식의 경우 ‘신규시장, 개척시장’의 성격이 강했지만 미용술식은 성형외과, 산부인과 등 기존 의료계와의 치열한 ‘전투’에서 승리해야한다. 최근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보톡스 시술 등 일부 술식의 수가가 차츰 ‘하향평준화’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할 때 치과계의 경쟁력이 갈수록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셋째, 관련 세미나의 난립으로 인한 교육의 부실화도 문제다. 연자 풀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비슷한 내용의 강연이 오직 제품판매나 ‘재고처리’의 명목으로 진행되는 사례까지 일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고액 등록비를 받는 소수정예 세미나 역시 일부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 동력·잠재력 ‘낙관’
반면 현재의 침체상황에도 불구하고 향후 상승을 위한 동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일단 이 상황이 단기 세미나 ‘비수기’에 대한 총체적인 반영이라는 분석과 함께 하반기를 축으로 한 ‘급반등’이 예상된다는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 B 씨는 “세미나 자체 등록인원은 줄었지만 초조한 생각은 없다”며 “이미 (세미나가) 상설화돼 있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개원의들이 언제든지 등록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정체의 원인을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관련 세미나가 동시다발적으로 집중 개최되면서 정체돼 있던 치과 미용술식 세미나에 대한 ‘참여욕구’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기술적인 하락’ 국면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세미나의 부진이 결코 치과 미용술식의 저변 확대까지 침식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특히 자체 세미나와는 달리 이들 연자들이 초청받은 대형 학회, 타 연구회와 연계한 일부 베이직 코스에서는 청중들이 여전히 높은 관심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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