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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수필(822)>
주파수에 대하여
홍소미 / 대치동 수치과

오히려 관대하고 넓은 주파수로 승화할 수 있었다면 혹시 아픔으로 남아있는 그 사랑을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띠리리릭-, 띠리리릭-, 철컥. 최 선배 : 아! 여보쇼, 왜 그러쇼? 홍 소미 : (아니, 최 선생님이 기분이 안 좋은 일이 있으신가?)안녕하세요? 저 수치과 홍소민인데요, 금번 모임 때문에..... 최 선배 : 아! 홍 선생, 잘 있었어요? 별 일 없으세요? 홍 소미 :(갑자기 이렇게 다시 격식을 갖추다니!) 아마도 최 선배님이 지인(知人)으로부터의 전화라고 생각하셨던 모양입니다. 누군가 그렇다면 굉장한 친분일 것입니다. 아마도 주파수가 서로 잘 맞아서 어떠한 말도 주고받을 수 있는 사이일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제가 알고있는 어떤 선생님은 상당히 진중하고 한마디로 신사인 분이 한 분 계십니다. 그런데 그 분도 어떤 지인(知人)에게는 “아니, 저런 미주알 고주알이!" 할 정도로 이야기하십니다. 전 알고 지낸 지 만 4년이 지나서야 그 분과 대화하기가 약간 쉬워졌습니다. 그간 내내 “홍 선생, 홍 선생,” 하시다가 어느 순간에 “소미니?” 하실 때 이제서야 아는 사람 대우받는구나 싶어서 감동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렇게 주파수 맞추기 어려운 사람도 있습니다. 지난 기억에 이상하게도 깊이 사랑을 하면서 꼭 실패했던 기억이 있다면 제 생각으로는 너무 긴장해 한곳으로만 너무 주파수가 집중되어 오히려 일들을 그르쳤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오히려 관대하고 넓은 주파수로 승화할 수 있었다면 혹시 아픔으로 남아있는 그 사랑을 성공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어떤 사람은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그 사람의 기에 압도되어 제 기가 질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때는 그가 원하는 것이 그가 말하는 것과 다른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모두 말 또는 행위 이외에도 그 사람이 표현하는 무엇이 있고 그 것을 제가 느끼기 때문일 것입니다. 요즈음은 점점 더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깊이 사귀는 것이 어렵고 때로는 피곤하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람을 만나고 사귀어 가는 기쁨을 바로 여기에서 느낍니다. 그건 그(또는 그녀)를 느껴가는 것입니다. 가끔 그(또는 그녀)를 만날 때 마음을 깊이 깊이 가라앉힙니다. 바람 한 점 없는 날 호수의 수면처럼.... 맑고 요동 없는 상태가 되면, 그로부터의 파장이 느껴집니다. 그의 느낌을 저도 함께 느낍니다. 운이 좋으면 그와 한 마음으로 그가 말하는 것을 듣고, 이해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와 함께 마음을 움직입니다. 그가 내 마음도 알아주기 시작합니다. 나도 서서히 나를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나의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점점 크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갑니다. 이젠 서로 못 할 것이 없습니다. 그래도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아! 여보쇼. 왜 그러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