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 대한구강내과학회 법치의학위원회
"턱은 왜 안 돌아가나요?"
환자가 이야기하는 主訴(chief complaint)를 술자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주소를 술자가 확인하고 진단하여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적절하고 충분한 설명을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특히 복합적인 주소가 있는 경우 하나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며, 이때 문제 해결의 선후와 상호관계도 반드시 고려대상이 되어야 한다.
일례를 SOAP system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Subjective Data - 1.
·50대 중반의 중년 여성이 내원하여 약 1년 전부터 음식물을 씹거나 입을 크게 벌릴 때 오른쪽 턱관절이 당기고 뻐근하다고 호소하였다.
·발병당일 왼쪽 턱 끝 부위를 무엇인가에 약하게 맞고 턱이 오른쪽으로 살짝 돌아갔었는데 몇 일 후 통증이 증가하였다.
·통증이 심해져서 발병 수일 후 정형외과에 내원하여 치료를 받고 증상이 많이 완화 되었다.
·그러나 4-5일 전부터 다시 증상이 심해져서 내원하게 되었다.
·식사할 때 위아래 이가 잘 맞지 않는 느낌이 든다.
> Objective Data - 1.
·개구량 검사시 우측 악관절통을 동반한 중등도의 개구제한을 보였고, 촉진 검사시 우측 관절낭과 우측 교근에서 경도의 양성반응을 보였다.
·양측 협점막에서 linear alba가 관찰되었고, tongue ridge 양상도 보였으며, 상하양측 견치와 소구치에 중등도의 교모도 있었다.
·방사선 검사에서는 특이할만한 이상이 없었다.
> Analysis & Assesment - 1.
·수집된 여러 가지 정보를 정리해본 결과 습관성 이갈이 또는 이악물기를 동반한 우측 악관절염과 우측 저작근장애로 판단되었다.
> Plan - 1.
·환자의 주의사항을 숙지시키고, 약물요법, 장치요법, 물리치료 등을 실시하였다.
·정기적인 내원으로 증상감소를 확인했고 일정기간 후 초기 주소가 소실되었다.
Reevaluation
> Subjective Data - 2.
·그러나 환자는 질문하였다. “턱은 왜 안 돌아가나요?”
·환자는 처음부터 턱이 아프기도 했지만 발병당시 턱 끝 부분에 외상이 가해진 후 턱도 돌아갔다고 주장하고, 통증 소실과 함께 턱이 원위치로 회복이 되어야 진료가 끝나는 것 아니냐는 논리였다.
·그 증거로 환자는 저작시 우측교합이 안된다고 주장하였다.
> Objective Data - 2.
·임상적 재검사 후 턱이 돌아가지는 않았고, 우측은 교합이 잘 맞지 않는 것이 확인이 되었다.
> Analysis & Assesment - 2.
·술자는 외상이 턱에 가해지기 이전부터 환자의 교합상태는 지금과 같았는데, 단지 외상 후 환자가 교합에 대한 관심과 민감도가 증가하여 외상과 연계된다고 생각하는 환자 인식의 문제라고 판단되었다.
> Plan - 2.
·문제 해결을 위해 환자의 상하악을 인상채득 후 연구모델을 만들고 교합기를 사용하여 설명해 주었다.
1) 우선, 저작이 잘되는 좌측과 저작이 잘 안되는 우측 구치부 교두의 마모도 차이를 환자 손가락으로 직접 확인시켰다.
2) 그리고 교합기상의 모델을 후방에서 관찰하면서 교합이 잘되는 좌측 구치부와 약간의 교합이개가 있는 우측을 비교 설명하였다.
·단 한 번의 외상으로 쉽게 교합이 바뀔 수 없고 치아의 교모 또한 한 순간에 일어나지 않는 다는 점, 그리고 턱을 우측으로 돌려야만 우측 구치부가 교합되는 환자의 비정상적인 치열구조와 교합상태를 인지시켜 주었다.
상기 증례에서 보듯이 초기 내원시 환자의 주소와 술자가 파악한 주소의 차이는 진료 시일이 경과됨에 따라, 내원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점점 커지고 상황이 복잡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진료의 첫 단계인 환자의 主訴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의료분쟁을 예방하는 첫걸음이라고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