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4 (목)

  • 구름많음동두천 26.2℃
  • 구름많음강릉 30.3℃
  • 서울 29.0℃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2.0℃
  • 맑음울산 28.6℃
  • 맑음광주 29.4℃
  • 맑음부산 24.7℃
  • 맑음고창 29.8℃
  • 맑음제주 27.7℃
  • 구름많음강화 26.9℃
  • 맑음보은 28.8℃
  • 맑음금산 29.9℃
  • 맑음강진군 27.1℃
  • 맑음경주시 32.5℃
  • 맑음거제 23.7℃
기상청 제공
기사검색

[한국 치과계 World Best 꿈꾼다]배우는 나라서 가르치는 나라로 ‘괄목성장’

배우는 나라서 가르치는 나라로 ‘괄목성장’


세계 치의학계 ‘한류바람’


“해방 직후 처음 치과대학에 들어갔을 때만 해도 부족한 교수진과 실험기구, 심지어 교과과정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다른 과로 동냥공부를 가곤 했습니다. 외국에서는 국내 치대 졸업생들을 수련의로도 받아주지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래도 우리가 최고의 인재들이라는 자부심 하나로 공부에 매달렸습니다.”
-김규식 전 서울치대 구강악안면외과 교수(치협 14·15대 부회장 역임)의 회고 중- 

 

 교정·보철·구강외과학 최신 임상 ‘두각’
세계무대 잇단  ‘수장’  선출 한국파워 과시


■세계중심에 선 한국 치의학


지난 반세기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눈부신 성과를 이뤄낸 것은 경제적 성장만이 아니다. 한국 치의학의 눈부신 성과들이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이제는 더 이상 한국이 배우는 나라가 아니라 세계에 가르침을 전파하는 나라로 성장했다.  
한국이 특히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를 선도하기 시작한 분야는 교정학, 보철학, 구강외과학 등 임상과 직결되는 과목들.


그 중 ‘급속교정(Biocreative Orthodontic)’, ‘미니스크류 교정’ 등의 핫이슈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교정학계는 지난해 대한치과교정학회 학회지가 국내 최초로 SCIE에 등재되는 성과를 올리며 더욱 위상을 높이고 있다. 이제 국내 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이 곧 국제적인 공신력을 갖춘 연구 성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아울러 국내의 교수진들이 미국교정학회지(AJODO) 및 유럽교정학회지(EJO)의 심사위원으로 다수 활동하는 등 평가자로서의 위치까지 올라섰다. 특히 경희문 교수(경북대 치전원)가 주도한 마이크로 임플랜트를 이용한 교정술과 박영철 교수(연세치대), 정규림 원장(웰치과의원), 경승현 교수(삼성서울병원) 등의 활발한 활동은 해외의 학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니스크류를 이용한 교정법의 권위자로 인정받아 일본,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두바이 등에서 초청공연을 펼친 경승현 교수는 “요즈음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 열리는 학회를 가든 한국의 연자가 중요 시간대의 중심연자로 올라있다”며 “이제 한국은 세계 치의학계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중심선도국가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한국 치의학의 학술적 성장은 과목 간 연계를 통해 공격적인 임상술식 개발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구강외과와 교정학과의 연계를 통한 치료법으로 최근 치과계 화제가 되고 있는 ‘선수술 교정’이 좋은 예. 해외의 학자들로부터 ‘경이로운 수술실력’이라는 평까지 듣는 한국의 구강외과학과 교정학이 빠르고 심미적인 술식을 원하는 환자의 니즈와 맞물려 만들어낸 한국만의 독특한 임상술식이다.


특히 최근 매스컴에서 대대적으로 보도돼 화제가 됐던 이 준 교수(원광치대 구강악안면외과)의 악안면재건술 또한 주목할 만한 성과. 자가유래 골모세포를 이용해 결손된 악안면골을 재건하는 신기술은 관련업체와의 협동연구를 통해 산학협력의 성공한 역할모델로도 평가 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원광치대의 강력한 지원과 관심 속에 골재생연구소가 설립, 임상실험이 아닌 정식 진료과목으로 채택돼 매월 30여명의 환자치료에 돌입했다. 각 대학이 주력분야연구를 어떻게 추진해야 하는지 좋은 실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한국 치의학의 발전성과에 대해 각 대학의 교수진들은 우수한 치대 입학재원과 충분한 전임지도의의 확보, 장시간의 수련기간을 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외국 어느 나라에도 국내와 같이 우수한 인력들이 치과에 몰리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며, 강의 및 학생들의 연구지도에 몰두하는 지도자를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런 학술적 발전을 토대로 국내 치의학자들의 국제무대 진출도 활발하다.

 

세계 최고 도전위해 남은 과제


전문가들은 결국 기초학의 토대 없이는 치의학 발전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우수한 인력의 확보가 우선이라는 의견이다. 그렇다면 우수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선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
기초학 교실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한 교수는 산학협동연구의 활성화로 지역마다 많게는 수백개의 기업이 대학의 연구를 돕고 있는 미국의 경우를 모델로 제시했다.


기초학과에서 연구하는 주제를 상용화하는데 관심이 많은 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재정을 확보하고, 향후 수입발생에 대한 기대치도 마련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산학협동의 지역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 기업들의 지방 주제를 지원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랐다. 또한 한국이 최근 선도하는 새로운 임플랜트 술식이나 교정술식 같이 각 학회가 기존의 치료방법 외에 신생영역을 개발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여갑 치의학회 회장은 “각 학회들이 세계무대에 자랑할 수 있는 세부항목을 만드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25개 분과학회들이 각자의 영역 안에서도 핵심적이고 전문적인 분야를 발굴, 집중 연구하는 체제가 돼야 한다. 치의학회가 이를 지원하기 위한 ‘치의학 백서’ 편찬 작업 및 연구모임의 정예화를 위해 ‘옴브즈맨 활성화’ 등의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의료계의 진료영역까지 넘나들며 치과과목을 자유롭게 타 학문에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중인 한 교수는 “어떠한 과목이든 결국은 좁고 깊게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경쟁력을 갖추는 방법인 것 같다. 이는 곧 세계적인 추세”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PDF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