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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엑소더스를 꿈꾸는가] 치의 10명중 4명 “이민 가고싶다”

문턱 낮춘 호주·뉴질랜드 이민 ‘손짓’

이민 희망 치과의사들의 이야기

 

경쟁 피로감·개원악화 이민 눈돌려
40대 이후는 자녀교육 큰 비중 차지
호주·뉴질랜드‘뜨고’ 중국·일본‘지고’

 

경쟁 도태·이민 경쟁 우려 노출 기피
치의 위상 강화·국가적 손실 반응 갈려
인종차별·언어 등 벽 높아 낙관론 경계

 

유형으로 알아본 치과의사 이민

 

■‘여가선호’형

 

한국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견디기 어려워한다. 특히 검증받은 ‘선진국’에서라면 어느 정도 여유를 가지고 살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수입의 절대 규모보다는 상대적인 안정감과 여가 등 자신만의 ‘삶의 질’ 확보에 주목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살고 싶다. 졸업하고 나서 너무 바쁘게 일해 여유롭게 생활하기 위한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30대 여자 개원의 A 원장)

 

■‘기러기 극복’ 형


이미 적지 않은 치과의사들이 자녀를 해외로 보낸 ‘기러기 아빠’라는 점에서 보면 가장 보편적인 유형이다. 평소 꿈꿔왔던 해외생활도 하고, 자녀들의 영어교육 걱정은 안 해도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두렵기는 하지만 이민을 생각하게 된 이유는 자녀 교육 때문이다. 기회가 된다면 ‘페이닥터’로 일을 하면서 자녀 교육에 전념하고 싶다.”(40대 여자 개원의 B 원장)

 

■ ‘블루오션’형


새로운 환경에서의 변화를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지금 당장이야 현상 유지가 가능하지만 경쟁이 심한 국내 치과계에서 계속 버텨나가기에는 아무래도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모험은 불가피하다는 생각에 진취적인 결심을 하게 된다. “이민 준비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쉽지 않겠지만 이민은 도전해볼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30대 개원의 C 원장)

 

■‘자기계발’형


해외 진출을 통해 자신의 또 다른 가능성을 시험해 보고 싶다는 유형도 적지 않다. 국내 면허와 해외 면허를 동시에 보유할 수 있다면 향후 자신의 활동반경이 넓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이를 또 하나의 기회로 인식하는 모습이다. “앞으로는 가능하다면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우선 언어 문제를 최우선 해결해야 할 것 같다.”(20대 후반 공보의 D 씨) 

 

20면

치의 10명중 4명 “이민 가고싶다”

개원의 500명 해외 이민 설문조사

 

과거 이민 생각해봤다 “21%”

젊을수록 ‘변화기대’ 열망 커
여성 응답자 ‘자녀교육’ 32%

 

치과의사 10명 중 6명은 개원 환경 악화 또는 변화에 대한 기대 등을 이유로 해외 기술 이민을 고려했거나 가고자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의신보는 창간 43주년 특집기획의 일환으로 치과의사 해외 기술 이민에 대해 치과의사 온라인 커뮤니티 덴트포토 회원 500명을 대상으로 이달초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최근 해외 이민을 고려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184명(36.80%)이 ‘기회가 된다면 이민을 가고 싶다’고 답했으며, ‘과거 이민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다’는 응답자도 109명(21.80%)에 달했다. 이민을 생각해 보지 않은 응답자는 207명(41.40%)이었다.


이민을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국내 개원 환경 악화’를 꼽은 치과의사가 69명(37.50%)으로 가장 많았다. ‘변화에 대한 기대’라고 답한 응답자가 44명(23.91%), ‘자녀교육’이 38명(20.65%)으로 뒤를 이었으며, ‘본인 능력 개발’ 14명(7.61%) 등의 기타 의견도 있었다.
특히 이민을 고려하고 있는 여성 응답자 중 32.26%가 자녀교육 때문이라고 답해 여성 개원의들은 개원환경 악화만큼 자녀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개원의  중 31.82%는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를 이민의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 29%, 30대~40대 23%, 40대~50대 22% 정도로 연령층이 낮을수록 ‘변화’를 더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 교육 때문에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는 P원장은 “최근 국내 교육 환경이 유학을 다녀오는 것이 필수 코스처럼 여겨지고 있다. 단기코스로 자녀들을 유학시키는 경우도 많이 봤다”면서 “개인 간 차이는 있겠지만 단기코스보다는 이민을 가서 자녀들의 교육하는 편이 낫겠다 싶어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민 선호 국가 호주 1위·미국·유럽 순

 

그렇다면 가장 이민을 가고 싶은 나라는 어디일까? 호주가 42.93%(79명)로 단연 1위를 차지했다.
개원여부, 연령별, 성별 분류조사 결과에서도 호주가 1위에 올랐으며, 미국이 뒤를 이었다. 호주가 최우선으로 꼽힌 데에는 기반 여건이 우수할 뿐 아니라, 최근 치협이 글로벌지원센터를 운영, 호주 기술 이민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66명(35.87%), 유럽 11명(5.98%), 일본 5명(2.72%), 중국 2명(1.09%) 등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경우 이민 진입 장벽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력한 이민 희망국으로 꼽히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실제로 미국에 잠시 체류 했다는 L모 원장은 “예전에 경험했던 미국 생활이 너무 좋았다. 그 때 기억을 잊지 못해 이민에 대해 막연히 생각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안 되면 생활환경이 비슷한 호주로 이민을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개원환경 나빠 떠난다 “가장 많아”

 

개원의 500명 해외 이민 설문조사

어학실력·자산 필수요소 꼽아
정보습득 이민업체·지인·치협 순

 

응답자들은 이민을 가기 위한 필수 요소로 어학 실력(66.85%, 123명)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32.61%(60명)는 자금 등 기본적 자산이 확보돼야 한다고 답했다. 어학 실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연령별, 성별, 개원 여부별 분류에서도 이를 첫 번째로 선택한 반면 기본적 자산의 경우 연령이 증가할수록 중요한 요소로 인식, 대조를 이뤘다.
호주이민을 가기 위해 OET(Occupational English Test)를 준비 중인 K원장은 “호주 면허를 취득하기 위한 조건 중 하나가 영어 시험이기 때문에 일단 영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현지 정착을 위해서는 어학 실력이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한다는 생각에 OET를 비롯한 어학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다른 준비는 그 다음 문제”라고 밝혔다.


‘이민에 대한 정보를 어디에서 얻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문 이민업체(온/오프라인)라고 대답한 응답자가 51명(27.72%)이었으며, 치협 등 치과계 단체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49명(26.63%)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주변 지인 50명(27.17%), 기타 34명(18.48%) 등의 순이었다. 이 문항의 경우 연령별, 개원여부, 성별에 따른 큰 차이는 없었다.

 

글로벌지원센터, 면허시험 등 정보 공유 힘써야

 

지난 5월부터 치협은 글로벌지원센터를 운영, 해외 기술 이민에 대해 설명회와 간담회를 개최하며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치협 글로벌지원센터에서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로 81명(44.02%)의 응답자가 면허시험, 절차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이민을 고려하고 있는 치과의사들은 정보 공유를 넘어 치협에서 이민 해당국과의 MOU 체결 등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여건 하에서 이민을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길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2.61%(60명)가 이 같은 생각을 공유했다.


이 밖에 ▲기초시험 등의 국내 개최 유도(28명, 15.22%) ▲다양한 진출 국가 발굴(12명, 6.52%) ▲모의시험 개최(3명, 1.6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김경선 글로벌지원센터 센터장(치협 부회장)은 “치협에서 글로벌지원센터를 운영, 해외 이민자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주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해외이민에 관심 있는 개원의들을 위해 다각도로 지원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 치협은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치과의사들을 위해 협회 산하에 글로벌지원센터를 설립,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지원센터가 향후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성공 불확실” 이민 생각 안한다 “66%”

 

그렇다면 현재 이민을 고려하지 않는 치과의사들의 속내는 어떤 것일까. 응답자 중 210명(66.46%)이 가장 큰 이유로 ‘성공여부의 불확실성’을 꼽았다. 이어 현 개원 상황에 대해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이민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응답자도 74명(23.42%)을 차지해 개원 환경이 개인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 ‘기타 이유’가 29명(9.18%), ‘주변의 반대 때문에’가 3명(0.95%)으로 각각 나타났다.


인천의 L원장은 “나부터도 개원환경이 그리 좋지 않지만 그나마 국내에서 동료들과 어울려 환자를 진료하면서 생활하는 것에 만족한다. 대부분 이민을 생각하지 않는 개원의들은 나와 생각이 비슷할 것”이라며 “이민을 갈 경우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야 할 뿐 아니라 현지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어 아마 쉽게 이민 결정을 못 내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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