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시리즈 2. 치과의사를 위한 주식 투자 전략
동서 (026960)-자연독점형 기업
커피믹스 뜯는 소리가 곧 돈 버는 소리
버핏은 코카콜라를 대량으로 사들인 후 “나는 내 입이 가는 곳에 돈을 겁니다”라고 투자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만약 그가 한국 사람들의 입이 가는 곳에 주목했다면 아마도 코카콜라 대신 동서를 사들였을 것이다.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 커피믹스”
이 단일제품이 연간 50억개씩 팔리는 인스턴트 커피 애호가의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동서는 맥심으로 유명한 동서식품의 지분 50%를 가진 모회사로 코스닥에 상장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동서식품에 포장재를 납품하고 수출입대행업무를 하는 사실상의 사업지주회사이다.
인스턴트 커피가 전체 커피시장의 78%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커피믹스는 분명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에 의해 매일 반복 소비되며 분말 형태이기 때문에 운반과 보관이 용이하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사무실이나 가정집의 정수기 보급량 확대는 커피믹스 매출확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동서(식품)는 이렇게 매력적인 시장의 약 80%를 지배하고 있다.
동서(식품)가 이렇듯 독점의 이익을 향유하고 있는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동서(식품)는 끊임없는 신제품 출시를 통해 시장을 개척해왔다.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구수한 맛의 다방커피를 처음으로 만들어냈으며 세계 최초로 커피믹스를 내놓았다. 최근에도 웰빙 칼로리, 아라비카100, 맥심카페 등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신제품을 계속 출시하고 있다.
둘째, 압도적인 광고비로 규모의 경제를 창출한다. 경쟁사의 연간 광고비 지출은 400억원 수준인 반면, 동서식품은 연간 1,300억원을 넘는 광고비를 지출한다. 커피는 대표적인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인지도가 높은 제품이 더 많이 팔릴 수 밖에 없다.
동서(식품)의 이와 같은 독점적 경쟁력은 실적으로도 잘 드러난다. 동서는 지난 10년간 2006년 한해를 제외하고 매출액과 순이익이 매년 증가했다. 2000년 244억원이던 순이익은 2009년 1,078억원으로 4배가 넘게 증가했으며 현재 보유현금만 2900억원(시가총액의 30%)에 이른다. 그간 주가가 15배 올랐음에도 여전히 저평가되어있다고 판단하는 이유는 이와 같은 실적증가에 기인한다.
배당 또한 매력적이다. 이익의 30%를 꾸준히 배당하는 정책 때문에 2000년 300원으로 시작한 배당금은 순이익 증가와 함께 꾸준히 상승하여 작년 1,050원(현재 시가배당률 3.3%)에 이르렀다. 동서의 주주친화적인 배당 정책이 잘 드러남과 함께 커피는 곧 현금 장사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버핏은 코카콜라 캔 뚜껑을 따는 사람을 볼 때마다 자신의 주머니가 두둑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동서의 주주들은 사람들이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를 뜯을 때마다 돈 버는 소리에 미소 짓지 않을까?
최준철 대표이사
·서울대 경영학과 졸
·VIP투자자문창업(2003년)
·VIP투자자문공동대표이사(현)
·저서 : ‘한국형가치투자전략’,‘가치투자가쉬워지는V차트’(공저),‘워렌버핏의실전주식투자(번역)’, ‘Buffet’(감수)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