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시리즈 4.치과의사를 위한 주식 투자 전략
태양산업(053620) -사양산업 속 성장형 기업
따분하지만 따분하지 않은 성장
투자자들은 성장하는 산업에 열광한다. 과거 자본주의 역사에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참여해 투기 열풍이 불었던 분야가 철도, 자동차, 인터넷, 중국시장 등 당대 최고의 성장 아이콘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하지만 성장하는 산업에 속해야 성장하는 기업이라는 논리는 마치 최고의 신랑감은 GDP 성장률이 높은 국가에 있어야 한다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 저성장 국가에도 유망한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훌륭한 신랑감이 있는 것처럼 사양산업 속에도 성장하는 기업이 분명히 존재한다. 대표적인 회사가 조립금속업종에 속하는 태양산업이다.
태양산업은 속칭 블루스타라는 휴대용 가스기기에 들어가는 캔형 부탄가스를 만드는 회사다. 삼겹살을 굽거나 찌개를 끓일 때 가스기기 옆을 살짝 열어보면 대부분 ‘썬연료"라는 마크가 붙어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 회사의 제품이다. 딱 보기에도 너무나 따분한 제품이다. 실제로 부탄가스의 수요 개수는 몇 년간 정체 상태다.
하지만 작년 실적을 들여다보자.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가 늘었고 영업이익은 무려 네 배가 늘었다. 부탄가스를 팔아 남기는 영업이익률은 15%에 이른다. 현금흐름이 팡팡 돌아가니 부채가 없음은 물론이다. 이걸 두고 산업이 사양길이라 거기 속한 회사도 내리막이라 할 수 있을까? 이 회사의 탄탄한 성장은 압도적인 시장점유율 및 이로 인한 가격결정력에 기인한다.
태양산업은 계열사인 세안산업과 더불어 부탄가스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는 지배적 사업자다. 즉 국내에서 팔리는 부탄가스 10개 중 7.5개는 썬연료라는 의미다. 여기에는 소비자의 브랜드 인지도뿐 아니라 부탄가스를 음식점에 납품하는 도매상들의 유통망이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은 음식점에 식자재, 일회용품, 부탄가스 등을 일괄 납품하는데 이중 부탄가스는 단가가 낮을 뿐 아니라 전체 납품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가격이 낮다고 해서 굳이 인지도가 떨어지는 2등 제품을 취급할 이유가 없다.
작년 태양산업은 원자재 상승을 이유로 판매가를 인상시켰는데 수요는 감소하지 않아 매출과 이익이 크게 증가하였다. 이것이 바로 사양산업 속 성장기업의 성장 공식이다. 또 한 가지 결정적인 매력이 있으니 바로 싼 가격이다. 사양산업이라는 딱지는 투자자의 올바른 판단을 흐려 낮은 가격을 당연하도록 만든다. 태양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작년 순이익이 151억원이었는데 시가총액이 650억원이니 PER이 불과 4.3배에 불과하다. 이 회사에 투자하면 약 4년 만에 순이익만으로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는 완벽한 주식의 조건으로 따분한 이름과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는 업종의 따분한 사업 그리고 반복 구매되는 제품의 특성을 꼽았다. 그가 만약 한국에서 투자를 했다면 태양산업을 그냥 지나쳤을까?
최준철 대표이사
·서울대 경영학과 졸
·VIP투자자문창업(2003년)
·VIP투자자문공동대표이사(현)
·저서 : ‘한국형가치투자전략’,‘가치투자가쉬워지는V차트’(공저),‘워렌버핏의실전주식투자(번역)’, ‘Buffet’(감수)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