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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의 지구촌 기행>
숲속의 사우나(TEMPLE SAUNA)

김동주/ 인천 김동주치과의원 원장 인천광역시치과의사회 부회장 www.drkimsworld.com E-mail:drkimdj@yahoo.com drkimdj@korea.com 남탕과 여탕의 구별도 없으며 여자들은 그저 가슴까지 가릴 정도의 긴 통치마가 건네질 뿐이다. 인도차이나반도의 국가들은 대부분 불교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잡은 국가들이다. 일찍이 유럽제국의 식민지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에 따라 태국과 월남(통일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회주의국가로 남아있지만 소련이 무너진 이후 이들 나라도 모두 먹고살기 위해서는 개방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라오스는 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여서 라오스로 여행하려면 대부분 태국의 방콕을 경유하게 되는데, 같은 불교문화권이지만 세계적인 관광도시이자 동남아시아의 교통중심지인 방콕을 거쳐 비행기로 불과 1시간 남짓하여 라오스의 수도 브양티엔에 도착하면 너무나 대비되는 분위기에 놀라게 된다. 이를 라오스의 영문국호인 Laos People’s Democratic Republic 의 약자인 P.D.R.에 빗대어서 Please Do Relax , 또는 Please Don’t Rush로 표기하는 조크가 여행객들에 의해 인터넷에 올려질 정도로 확실히 라오스는 시간에 쫓기지 않고 그야말로 ‘절간 같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동남아시아의 불교문화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라오스의 수도 브양티엔에는 WAT SISAKET, WAT IN PANG, WAT MIXAI 등 태국 못지 않은 훌륭한 불교사원이 많이 있다. 같은 동남아시아의 소승불교권이라 해도 스투파(불탑)가 유난히 강조된 미얀마의 불교사원과는 달리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그 건축양식에 있어서는 태국과 매우 흡사한 외양을 보인다. 브양티엔의 많은 불교사원 중에서 교외로 오토바이 인력거인 툭툭을 타고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WAT SOK PA LUANG 왓속파루앙사원에는 항상 주황색 승려복을 입은 수도승들로 붐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주변이 울창한 열대 수목으로 둘러 쌓인 곳에 위치한 이 사원에는 불가학교가 있다. 라오스에서는 다른 동남아시아의 불교국가에서처럼 남자아이들은 일정기간 불교에 출가하여 수도승으로의 생활을 지내게 된다. 이 왓속파루앙에도 이들을 위한 교육기관이 있는데 특히 명상강의 (Insight Meditaion)가 유명한 곳이라 한다. 그러나 이곳이 많은 외국인들한테 더욱 유명하게 된 것은 명상강의가 아니라 수도승들과 승려들을 위한 사우나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방콕에서는 ‘사우나’라 하면 목욕문화의 범주를 벗어나 향락문화의 대명사로 탈바꿈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되었지만 바로 이웃인 사회주의국가 라오스에서 그것도 불교사원에서 운영하는 사우나는 방콕의 그것과는 여러모로 전혀 다른 형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우선 이 사우나가 불교사원 안에 있음에서 알 수 있듯이 향락문화와는 거리가 멀고 바나나나무등 열대 수목으로 둘러 쌓인 오두막형태의 조그만 사우나로 현대식설비를 갖춘 대형사우나들과는 차원을 달리 한다. 이 사우나가 생긴지는 1950년대 후반이라고 하며 원래 이 사우나는 이 사원에서 수도생활을 하는 불가학교의 수도승들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지금도 이 사우나는 수도승들에 의하여 운영되고 있으며 지금은 외국에서 온 여행객들한테 구전으로 퍼져서 낮에는 현지 수도승들보다는 외국인들이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 열대지방의 전형적인 고상식으로 세워진 오두막형태의 목조건물은 아래에 커다란 검은 드럼통에서 장작을 태우면 그 열기가 오두막 위의 나무판자와 짚으로 만든 엉성한 욕실 안으로 약초를 다린 향기와 섞여 퍼져나가는데 어느 현대식 호화사우나 못지 않게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조그만 오두막 형태인지라 탈의실이나 샤워실도 물론 라커룸 같은 설비도 없다. 그저 방문객들은 서인도의 서민들 남자의 간편한 복장인 사롱이라 불리는 통치마 하나를 받아들고 허리에 걸친 다음 옷을 벗어 오두막 한쪽 구석에 포개 놓으면 그만이다. 이런 지경에 남탕과 여탕의 구별도 없으며 여자들은 그저 가슴까지 가릴 정도의 긴 통치마가 건네질 뿐이다. 사우나 욕실은 물론 하나 뿐이라 남녀 공용이며 겨우 4명이 들어가면 꽉 찰 정도여서 한 사람이 오랫동안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도 미안할 정도이다. 나무 판자로 막은 허술한 욕실이지만 진한 약초냄새가 배어 있는 그 열기는 대단하다. 낮에는 승려들보다는 외부인이 많이 이용을 하는데 때로는 라오스에 상주하는 외국인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들르기도 하며 그럴 때에는 좁은 원두막에 걸쳐 앉을 데도 없어서 숲 속의 곳곳에서 휴식하고 있는 수도승들과 함께 어울려 시간을 보내면 된다. 하지만 이 사우나가 인기를 끄는 것은 이러한 원시적인 시설도 그렇지만 사우나를 하고 욕실 밖으로 나오면 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