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속 ‘스매싱’… 진료 스트레스 날린다
배드민턴 전도사
전명섭 예쁜얼굴치과의원 원장
각종대회 수상 아마추어 특급 실력
국제 심판·지도자 자격증까지
이용대 선수 임플랜트 시술 등
셔틀콕 국가대표 주치의 활약
16개의 깃털로 만들어진 5.5g의 셔틀콕. 말 그대로 깃털같이 가볍다는 표현에 딱 들어맞는 이 작은 배드민턴 경기용 구는 최대 시속 330km 이상의 속도로 네트 위를 넘나들며 그 어떤 경기보다 박진감 넘치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이끌어낸다.
이러한 매력에 푹 빠져 배드민턴 전도사로 나선 치과의사가 있다. 천안시 불당동에서 개원 중인 전명섭 원장(예쁜얼굴치과의원)이 그 주인공. 전 원장은 제16회 문화관광부장관기 배드민턴대회 40대 자강조 우승, 제33회 YMCA 국민생활체육전국배드민턴선수권대회 40대 2위 수상 등 아마추어로서는 특급의 배드민턴 실력을 갖고 있다.
전 원장은 “아마추어 배드민턴 시합은 선수들의 실력에 따라 A, B, C 급으로 나눠 경기를 진행하는데, 복식경기 출전 시 선수급 실력을 인정받아 가장 높은 수준인 자강조로 출전하곤 한다. A급 실력의 배드민턴 매니아로 알려진 천하장사 이만기 씨도 배드민턴만큼은 나에게 안 된다”고 말했다.
전 원장이 처음 배드민턴을 접하게 된 계기는 지난 1993년 조원태 당진구청 배드민턴팀 감독을 도와 국제대회 통역을 담당하면서부터. 단번에 배드민턴의 다이나믹한 역동성에 매료된 전 원장은 평소 기본에 충실하자는 원칙론자답게 5권의 배드민턴 교본부터 먼저 섭렵했으며, 이후 진료가 끝나면 라켓부터 챙겨들고 배드민턴 경기장으로 향했다.
특히, 전 원장은 배드민턴을 취미활동으로 그치지 않고 전문지식을 함께 갖춰 배드민턴 경기지도자 2급 자격증과 국제심판 자격증을 갖추고 각종 대회에서 심판으로 활약하고 있다. 현재는 대한배드민턴협회 의무·도핑 담당관, 충청남도배드민턴협회 부회장, 천안시배드민턴연합회 부회장 등의 직책을 맡아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 초 열린 빅터 코리아오픈대회에서는 의무담당관으로 참가, 세계적인 선수들을 부상으로부터 보호해 치과의사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전 원장의 큰 역할은 배드민턴 국가대표팀과의 긴밀한 인연으로 대표팀의 실질적 치과주치의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 김동문, 나경민 선수 등 스타플레이어들의 치아치료는 물론, 최근에는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 이용대 선수에게 임플랜트 시술을 해줘 보다 강한 파워를 보완할 수 있도록 도왔다.
전원장은 “이용대 선수의 경우 부족한 어금니와 비뚤어진 치아로 인해 조기접촉이 일어나 턱이 빠지는 증상 등이 나타났다. 이 경우 치아를 악물 수 없어 파워와 경기 집중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임플랜트 시술을 통해 교합을 맞춤으로써 힘의 발란스를 잡고 파워를 향상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치과의사로서의 전문지식을 살려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스포츠치의학적인 관점에서도 치과치료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있는 것이다.
때마침 취재당일 치료 일정이 잡혀 있어 인터뷰에 함께 응했던 이용대 선수는 “무엇보다 치아치료 후 음식섭취를 편하게 할 수 있게 돼 좋다”며 “전 원장님은 국가대표팀의 치아건강에 신경 써 주는 한편, 배드민턴 엘리트들을 위한 장학사업에도 앞장서고 있어 늘 감사하다. 편한 치아를 갖게 된 만큼 더욱 이를 악물고 연습해 오는 11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꼭 금메달을 따 국민들을 기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전 원장은 “배드민턴을 하며 무엇보다 체력과 민첩성이 좋아졌고, 진료 후 운동에 몰두하는 습관을 통해 건전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며 “현재 우리나라가 고령화사회로 가고 있는 시점에서 가장 확실한 헬스테크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배드민턴이라고 생각한다. 동료 치과의사들이 치과진료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배드민턴으로 날려버린다면 삶의 질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수환 기자 parisien@kda.or.kr